제주도와 국토교통부가 7일 오전 제주 성산읍에서 열기로 한 '제주 제2공항 예정지역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이날 주민 설명회는 제2공항 후보지 선정방법, 입지평가 방법, 후보지 간 비교평가 결과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애초 오전 10시30분에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이 '지역주민 무시하는 신공항건설 즉각 철회하라!', '생존권 보장 없는 신공항 건설 반대' 등의 현수막을 들고 단상을 점거하며 강력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가 없는 제2공항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고성을 지르고 경찰·공무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성산읍사무소로 설명회 장소를 옮겼지만, 이 역시 주민들의 반발로 10여분 만에 끝났다. 결국 이날 오후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 설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토부는 "제주도 전 지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31개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를 단계별로 평가해 최종 4개 후보지(신도·하모·난산·성산)로 압축했다"며 "공역, 기상, 장애물, 소음, 환경성, 접근성, 주변개발계획, 확장성, 사업비 등 국제기준(ICAO) 상의 9개 평가 항목을 평가해 성산을 최적 입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는 "4개 후보지의 종합 비교평가 결과 성산이 100점 만점에 89점으로 1순위로 선정됐고 신도는 2순위(70.5점), 난산은 3순위(64점), 하모는 4순위(38.1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점수가 비슷한 후보지가 여럿 나왔다면, 주민투표와 공모 등의 방식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제주의 우선 가치인 환경을 고려할 때 성산읍이라는 단일 후보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신도와 하모, 난산에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오름이나 곶자왈 등 절대보존지역을 훼손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제주도의 설명에도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산읍 신산리와 난산리, 수산1리 주민들은 '성산읍 제2공항 반대 위원회(가칭)'를 출범시켰다.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면적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온평리의 이승이 이장은 "고향을 잃는다는 두려움이 주민들 사이에 널리 펴져 있다"며 "제2공항을 무효로 하고 원래 살던 방식으로 살기 원하며, 정부와 협상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