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중공업이 채권단 공동 관리를 신청한다.

한진중공업은 6일 "일시적인 운전 자금 부족에 따라 이르면 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잇따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금융권이 조선업체에 대한 기존 대출 회수와 신규 대출 축소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2000억원 안팎의 운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돼 자율협약을 신청한다는 것이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과 맺는 일종의 신사(紳士) 협정이다. 채권단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자구(自救) 노력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 자율협약은 워크아웃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저(低)강도 워크아웃이라 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 5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 이래 유상 증자와 자산 매각으로 자구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말 인천시 서구 원창동 토지를 1389억원에 매각했으며, 2014년 6월에는 서울 남영동 사옥과 부산 중앙동 R&D 센터를 1497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조선업 업황 부진에 따른 영업 손실 누적으로 운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진중공업의 금융권 부채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자율협약 신청이 들어오면 채권단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실사 작업 등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인천 북항 부지와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 등 보유 부동산 자산만 2조원이 넘고 꾸준히 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