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5일 '2016년 세계 경제 리스크 진단'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의 5대 리스크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이른바 G2 리스크 ▲각국 경기 부양에 따른 환율 전쟁 가능성 ▲성장 부진의 구조적 틀에 갖힌 신흥국 경제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불안 요인 ▲메가 FTA 시대가 야기할 통상질서의 재편 등을 꼽았다.

①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이른바 'G2 리스크'

LG경제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돼 G2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G2 리스크는 상당 기간 신흥국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특히 "우리 경제는 외환방어벽이 튼튼하고 국가신용등급도 높아졌기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겠지만, 다른 신흥국 경제가 위축될 경우 그 영향이 전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절하는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G2 리스크가 확대되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② 각국 경기 부양에 따른 환율 전쟁 가능성

연구원은 대외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각국이 자국 경기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전쟁 가능성도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많은 국가들의 재정 여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결국 남은 카드는 통화정책이기 때문에,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각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환율 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유럽과 일본 등 나머지 주요 선진국은 통화 완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 강세와 주요 선진국 통화 약세 구도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산유국도 경기 둔화에 대응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긴축의 강도가 더 세지기 전에 어떻게든 회복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의 통화 완화 시도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경쟁적인 통화완화와 그 이면에 숨은 환율전쟁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③ 성장 부진에 갇힌 신흥국

연구원은 올해도 신흥국 경기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2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전세계 교역 부진도 제조업 신흥국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선진국 수요 부진에 중국 경제 감속까지 겹쳐 신흥국 경제는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은 "신흥국이 주어진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이에 따라 외국 자본 유입이 확대되며 경제 활로가 열리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기까지 신흥국 경제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④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불안 요인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는 여행 등 일상생활에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치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원은 올해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불안요인이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 테러단체인 IS(이슬람국가)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과 중동 국가 간 분쟁도 더 첨예해진 상황이다. 연구원은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심리 위축과 관광 수요 위축은 세계 경기 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⑤ 메가 FTA 시대 이후 통상질서 재편

올해는 세계 통상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연구원은 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으로 메가 FTA 체제로의 변화를 꼽았다. 두 나라 간 체결되던 자유무역협정이 다수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이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연구원은 "메가 FTA는 세계 각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개혁과 혁신에 나선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에 위협요인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