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에서 314개 조사 대상 기업 중 호텔신라가 8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미국 미시간 대학이 공동 주관해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 73개 산업의 314개 기업·기관·대학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다. NCSI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서비스를 써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평가한 만족 수준을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다. 1년에 4차례 발표하지만, 연간 결산 때는 소수점 이하 단위까지 따져 최종 순위를 매긴다. 2015년 전체 NCSI는 74.1점으로 2014년의 73.4점에 비해 0.7점(1%) 상승했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경기(景氣) 침체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고객 만족 경영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호텔·병원·면세점, 메르스 사태에도 높은 점수

올해 고객만족도 상위 11위까지는 모두 호텔이 차지했다. 1위는 호텔신라가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롯데호텔, 조선호텔, JW메리어트호텔 순이었다〈표 참조〉.

전담인력이 고객 불만 처리하는 호텔신라 - 2015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호텔신라는 자체 개발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객 불만을 즉시 파악해 전담 인력이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호텔 프런트에서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

호텔 고객 만족도 상승은 2012년부터 진행된 각 호텔의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서 객실과 각종 시설 상태가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위 호텔신라는 침구류에 기성품을 쓰지 않고 리넨부터 구스다운까지 직접 주문 제작하고, 현관에서 객실까지 물 흐르듯 안내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에스코트 서비스' 등으로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병원, 면세점 업계의 선전도 주목된다. 25위권에는 병원이 7개 포진했다. 세브란스병원이 13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각각 16위, 17위를 차지했다. 면세점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18위, 신라면세점이 21위에 올랐다. 건설 업체 중에선 삼성물산이 15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다. 삼성물산은 입주 전에 고객이 자신이 살 집을 방문해 불편 사항을 점검할 수 있는 '입주자 초청 행사'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였다. 대학 중에선 영남이공대(12위)가 유일하게 20위권 안에 들었다. 이춘선 한국생산성본부 상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의 직접 충격을 받은 호텔과 병원, 면세점 등 서비스업이 적극적인 대책을 펼치면서 오히려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대·소형차 善戰, 사립대·항공 下落

2015년 NCSI 점수가 전년도보다 상승한 업종은 조사대상 업종 73개 중 45개(62%)다.

입주 전 아파트 점검할 수 있는 삼성물산 - 삼성물산은 고객이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에 미리 집을 둘러보고 점검할 수 있게 한다. 삼성물산 직원이 고객에게 아파트 시설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가 상승한 주요 분야는 전문대·국립대·소형 승용차 등이다. 전문대학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5점 상승하면서 69점을 기록했다.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교과과정·교수진을 개선하면서 학생들이 체감하는 교육 서비스 수준이 크게 개선된 결과로 보인다. 국립대는 취업난 타개를 위해 지역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15년 고객만족도가 전년도보다 하락한 업종은 14개 업종(19%)이다. 사립대학교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4점 하락하면서 67점으로 나타났다.국내 항공사들의 점수도 낮아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초특가 마케팅 및 할인 행사 등의 여파로 고객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