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주식 거래일인 4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7% 가까이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지수도 3% 넘게 내렸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2% 넘게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중동발 불안 확산으로 새해 첫 거래일부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며 당분간 증시가 반등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 중국 증시 7% 가까이 급락…서킷 브레이커 첫 발동
이날 중국 증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3500선에서 출발한 상하이종합지수는 3400선을 내주더니 오후 1시 14분(현지시각) 서킷브레이커가 처음으로 발동됐다. 15분간 주식 및 옵션 지수 선물 매매가 일시 중단됐고, 이후 증시가 재개장했지만 폭락세가 지속되자 이날 거래는 조기 중단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85% 내린 3296.66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의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등락을 막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도입됐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5% 이상 움직일 경우 주식 거래는 15분간 중단된다. 15분간의 일시 중단에도 5% 이상 급등락하거나 7% 이상 급변할 경우에는 마감시간까지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다.
한국의 코스닥시장과 성격이 비슷한 선전종합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이날 선전종합지수는 8.19% 급락한 2119.90을 기록했다.
◆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내려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국내 증시도 크게 내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17%(42.55포인트) 내린 1918.76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5년 9월 8일 기록한 1878.67 이후 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소폭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기관이 34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1500억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21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06% 하락한 1만8450.98을 기록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2.68% 내린 8114.26에 장을 마감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아시아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한 것은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1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전문가 예상치인 48.9를 밑돌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동발 불안 확산도 아시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해 테러 혐의자 47명을 집단 처형한 데 이어 이란과의 외교단절을 선언하면서 중동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자거래에서 최대 3.5% 오른 38.32달러까지 치솟았다.
◆ 코스피지수 1800선 초반까지 내려갈 수도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에 국내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월 효과'(다른 달보다 주가가 많이 오르는 현상)에 대한 기대심리도 사라졌다.
대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데, 국내 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12월 수출액은 전월보다 13.8% 감소했다. 4분기 실적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지난해 말부터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아시아 증시에서 특히 한국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연초에 중국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있어 당분간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발 어닝쇼크(실적악화)가 재현된다면 1900선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기업 성장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 수급인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리고 있어 증시 버팀목이 보이지를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