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 증시에선 어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까. 지난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800%가 넘는 깜짝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한미사이언스 같은 제약주(株), 중국인들의 소비 추이에 따라 내내 들썩인 화장품주, 기존 1위의 아성을 꺾을 만큼 맛깔스러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주가가 치솟은 식음료주 등이었다.

조선일보가 국내 주요 증권사 12곳의 리서치센터장에게 올해 유망한 주식을 3종목씩 엄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어느 하나 몰표를 받은 기업이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추천 종목이 쏟아져 나왔다. 전에 없던 현상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에선 메디톡스와 동아에스티, 녹십자가, 화장품에선 아모레퍼시픽이 꼽혔다. 인터넷 업종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천됐고, 식음료 업종 중엔 매일유업이 주목받았다. 전통의 차화정(자동차·석유화학·정유) 분야에서도 친환경차 배터리 등 새로운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LG화학·현대모비스·삼성SDI)은 투자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격적인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정책을 발표한 덕분에 가장 많은 4표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추천주로 꼽히는 체면치레를 했다.

삼성전자(4표)

주가만 보고 삼성전자를 샀던 투자자에게 지난해는 매우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 주가가 연초 대비 4%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도 주가 전망은 안갯속이다.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데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추라 할 만한 지주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 밑그림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최고 추천주로 뽑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180도 변한 주주 친화 정책의 단맛을 누리라"고 조언했다. 작년 10월 삼성전자는 올해 10월 말까지 자사주 11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여 소각 처분할 예정이며, 앞으로 3년간 매년 발생하는 잉여 현금 흐름의 최대 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키움증권 박희정 리서치센터장은 "주주 환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바뀐 데다, IT업종 중 실적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며 올해 삼성전자를 유망 종목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IT 소비경기가 침체해 스마트폰 같은 주력 제품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 등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LG화학(3표)

중대형 전지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중에 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점치는 센터장도 있었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핵심 부품인 편광판 등 정보소재 부문 부진 가능성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지적했다.

그 외 2표를 받은 추천주들

국내 포털 최강자인 네이버는 모바일광고 시장 성장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자로 부각됐다. 쇼핑 플랫폼이 정착되면 수수료 매출도 늘어날 걸로 전망돼,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27%가량 늘어난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등 해외에서 영화 공동 제작이 활발한 CJ E&M, 아웃렛과 복합몰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현대백화점 등도 2곳의 증권사가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유가가 더 떨어지지 않는다면 SK이노베이션 같은 정유주도 살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지난해 최악의 주가 하락을 경험한 포스코의 경우, 중국의 철강 한계기업들이 어느 정도 퇴출당하고 나면 이제 포스코의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왔다. 유안타증권의 박기현 리서치센터장은 "포스코가 극단적인 저평가 상황에서 탈피할 수 있다"며 "다만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상용화한 메디톡스, 박카스·성장호르몬·결핵치료제 등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동아에스티, 혈액제제 IVIG(면역글로불린)의 미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녹십자 등은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깜짝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로 꼽혔다.

◇설문에 응해주신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가나다순)

박기현(유안타), 박희정(키움), 신동석(삼성), 안병국(KDB대우), 양기인(신한), 유승선(미래에셋), 이상화(현대), 이승우(IBK), 이준재(한국), 이창목(NH투자), 조용준(하나금융투자), 조윤남(대신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