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는 썩 좋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에 유가 하락,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가 쉬지 않고 터졌다.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돌파할 수 있다던 증권사의 희망찬 전망은 빛이 바랬다. 한 해를 마감하는 투자자들의 마음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2016년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16년에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고, 저유가가 지속되는 것도 한국 경제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영웅은 난세에서 태어나는 법이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그의 책 '월가의 영웅'에서 ‘10루타 종목’을 언급한다. 10루타 종목은 월스트리트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열배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종목을 말한다.

모든 게 지지부진한 것 같았던 2015년 한국 증시에서도 10루타 종목은 나왔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올해 주가가 각각 6.2배, 7.5배 올랐다. 개발 중인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화승인더스트리(6.8배), KGP(3.9배), 체시스(3.6배) 등도 10루타 종목이 될 가능성을 보였다.

2016년 주식시장에도 10루타 종목은 등장할 것이다.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향하는 로켓처럼 박스권을 뚫고 급등하는 종목은 언제나 있다. 문제는 투자자가 그 종목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느냐다.

피터 린치는 10루타 종목을 멀리서 찾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실 10루타 종목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던 바로 그 회사일 가능성이 크다. 피터 린치는 캘리포니아에 가다가 우연히 멕시코 음식 부리또를 맛 보고는 타코벨이라는 회사를 찾아냈다. 유행에 민감한 딸과 대화를 나누다 갭(GAP)이라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 10루타 종목일수록 오히려 우리 일상 속에 있는 것이다.

10루타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고 번트나 단타에 의존하다가는 1점도 내지 못하고 경기가 끝날 수 있다. 특히나 상황이 어려울 수록 일발역전을 위한 10루타가 필요하다. 몇 년 동안 박스피가 계속되고 있고, 2016년 증시 전망도 부정적인 이 때가 바로 10루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피터 린치는 자신의 책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한다. 2016년을 맞이한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일이란 과거보다 지금 더 잘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