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24일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을 인수 우선협상자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조4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를 제치고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대우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통합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약 8조원에 달해 4조5000억원 수준의 NH투자증권을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로 올라서게 된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미래에셋증권이 다소 힘에 부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KB금융의 경우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족한 금융투자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베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고, 한국투자증권도 IB(투자은행)와 개인고객 대상 주식영업에서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대우증권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동원증권 시절인 지난 2005년 한국투자신탁증권을 인수한 경험이 있어 대형 증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노하우에서 이미 미래에셋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최고 가격을 제시해 최종 승자가 된 것은 대주주인 박현주 회장의 강력한 인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 동안 미래에셋 측은 여러 차례 "합리적인 수준 이상의 가격을 적어내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서는 박 회장의 지시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신규 사업 시도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치밀하게 대우증권 인수전을 준비해 왔다.

미래에셋은 지난 8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해 일찌감치 대우증권 인수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95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성공한 적이 많았다. 동원증권에서 최연소 임원을 지내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다 지난 1997년 돌연 창업을 선언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고,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2003년에는 자산운용사 최초로 홍콩 현지법인을 세웠다. 2007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 증시에 분산 투자하는 '인사이트펀드'를 출시해 몇 달만에 수조원의 자산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그 동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IB 부문과 해외사업에서의 역량을 키우고, 개인고객 대상 지점 영업 부문에서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인수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목적을 달성한 적이 많았다"며 "인수 이후 대우증권 노조의 반발 등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