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를 공작기계 부문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형 공작기계 전문 생산 공장

SC PE는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의 사모펀드다. SC PE는 두산인프라코어에 공작기계 부문 매각 대금으로 1조3600억원을 제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SC PE가 제시한 매각 대금은 인수합병에서 매각 가치 비교 지표인 에비타 멀티플(EV/EBITDA)로 볼 때 7.7배 정도다. 기계산업 업황을 고려했을 때도 적정 금액”이라고 했다. 에비타는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의 2014년 에비타는 1770억원이다.

두산은 2005년 당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1조9000억원에 사들였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한 축을 담당해오던 공작기계 부분은 두산그룹에 편입된 지 10년 만에 1조3000억원에 다시 외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7298억원, 영업이익 202억원, 당기순손실 212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 순손실은 2465억원이다. 이미 작년 한 해 당기순손실 100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손실을 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결국 유동성 위기 돌파를 위해 매년 10%대 영업 이익률을 기록 중인 알짜 사업 부문인 공작기계 부문을 팔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공작기계 부문을 매각하고, 공작기계 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 당초 경영권은 그대로 둔 채 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일부 지분만 팔 계획이었으나 투자자들이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자 경영권까지 넘기기로 결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부문 매각 외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까지 사무직 직원 30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702명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올해만 4차례 구조조정을 진행, 작년 말 5400명이던 직원은 3900명으로 줄었다. 브라질 공장도 최근 가동을 중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실사, 계약 협의를 거쳐 내년 1월 중순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중으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작기계 부문이 매각되면 두산인프파코어는 건설기계, 엔진 등 2개 사업 부문이 남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사업 매각 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