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전세 품귀 현상과 함께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바뀌는 월세 시대가 열렸다. 전세를 놓고 받은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봐야 세금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고작 1% 남짓이다 보니 집주인들이 은행 이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의 전세가율(아파트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73.7%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13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처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조금이라도 전셋값이 싼 곳으로 집을 옮기거나 월세로 갈아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11만5138건을 기록했다. 이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6%로 지난해 11월보다 5.6%포인트 올랐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이나 2017년에는 월세 비중이 전세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월세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중산층의 주거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대안으로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했다. 뉴스테이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공공부지를 싸게 공급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대신 입주민은 최장 8년까지 최고 연 5%의 월세 상승률만 내고 살 수 있도록 한 임대주택이다.

뉴스테이는 지난 9월 인천 도화지구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모두 분양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비싼 임대료와 낙후된 입지 때문에 정부가 생각한 주 수요층인 중산층의 주거 대안이 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도 5만 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전환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같은 전세난과 빠른 월세 전환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올해 전세난은 저금리 현상에 수급 불균형까지 겹치면서 발생했는데 내년에도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증가로 수급 불균형이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월셋값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은 공급 물량이 많아져서 안정세를 찾을 듯하지만 서울은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를 찾으려는 수요가 더 늘 수 있다"며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속도가 더 빨라지거나 지금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월세 물량이 늘고 있어 월셋값은 다소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