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 작업에 돌입했다. 주요 고객사인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과 가까운 곳에 공장을 두면서 물류비용을 낮추고, 한발 앞서 요구사항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삼성SDI(006400)에 따르면 이 회사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화학 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 2조원을 유럽 생산시설 확보와 R&D 투자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PDP를 생산하던 헝가리 법인 부지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생산거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고, 새로 부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 팩 사업 전담 자회사 MSBS(Magna Steyr Battery Systems)의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MSBS 공장은 배터리 셀이 아닌 이를 안전하게 포장하는 배터리 팩 개발과 생산만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이곳을 활용하려면 셀 공장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럽 생산 거점의 경우 유럽 OEM 업체들과 조율해야할 부분이 많다"며 "투자 혜택부터 고객사와의 물리적인 거리까지 고려해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 LG화학(051910)은 지난 10월 기업설명회(IR)에서 유럽 공장 구축 계획을 공표했다. 당시 조석제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지부문 투자를 늘리는 한편 유럽에 생산기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유력한 생산거점으로 꼽히는 곳은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이 들어선 폴란드 브로츠와프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르면 2016년 1~2월로 예정된 2016년도 투자계획 발표 전까지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BMW를 비롯해 아우디 등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동차 시장의 주축이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그동안 수주한 30건 이상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물량의 절반 이상이 유럽 기업에서 나왔다.
전기자동차 기술과 트렌드가 유럽을 시작으로 개화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유럽 브랜드들의 선택은 배터리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을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는 설계단계부터 배터리 제조사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지연 IBK증권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회사들이 전기차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유럽에 생산기지를 두는 것은 물류비용 절감 등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