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내년 상반기 현대종합상사를 그룹에서 떼내고, 정몽혁(54·사진) 현대종합상사 회장은 독자 경영을 시작한다.
현대중공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종합상사 지분 19.4%를 798억원에 현대씨앤에프에 매각하고 현대씨앤에프 지분 12.3%(396억원)를 정 회장에게 넘기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종합상사의 최대주주는 19.4%를 가진 현대씨앤에프가 되고, 현대씨앤에프의 최대주주는 21.2%를 가진 정 회장이 된다. '정몽혁→현대씨앤에프→현대종합상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되면서, 정 회장은 재기의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이며 독일 유학 중 사고로 숨진 고 정신영씨의 아들로,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사촌이다. 그는 1993년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에 올랐으나 경영난을 겪으면서 2002년 물러났고, 2009년부터는 현대종합상사의 CEO 역할을 해 왔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0월 무역·자원 사업 부문(현대종합상사)과 브랜드·신사업 부문(현대씨앤에프)으로 분할됐다. 분할되기 전인 작년 매출은 5조2649억원, 순이익은 33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9일 자사주 144만주를 매각해 1295억원을 확보하는 등 올 하반기 들어서만 갖고 있던 현대자동차·포스코 주식 등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모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핵심 사업 위주로 집중하기 위해 계열분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