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번복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아우디 정비센터 피해 보상을 위해 대안으로 검토됐던 마곡지구 대체 부지 공급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의 '말 바꾸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관계자 조정회의에서 아우디 공식 딜러인 ㈜위본은 내곡지구에 시공 중인 아우디 정비센터 건립을 포기하는 대신 회사가 회생할 수 있도록 대체 부지 공급을 요청했고, SH공사와 서울시는 대체 부지로 마곡지구 지원시설용지 DS4-1, DS4-2블록을 공급하기로 수의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마곡지구 관리부서인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이 "법률적으로 어렵다"면서 수의계약을 허가하지 않기로 해 제동이 걸렸다.
◆ 위법 아니지만 특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권익위는 마곡지구 부지를 수의계약하도록 서울시에 권고했다. 서울시와 산하 기관인 SH공사도 권익위 권고를 검토한 결과 수의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해당 부지가 세 차례나 유찰된 만큼, 두 번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도시개발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은 최근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며 태도를 바꿨다.
마곡사업단은 권익위 의견을 수용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특혜 시비가 있다"면서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희수 서울시 마곡사업단장은 "관련 (도시개발) 법령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할 뿐, 반드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마곡에서 수의계약을 한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올해 마곡지구의 상황이 달라져 경쟁입찰로 토지를 매각하면 공급가로 파는 수의계약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는 만큼 특혜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마곡사업단이 이렇게 입장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올해 들어 마곡지구 부동산값이 들썩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곡사업단과 SH공사 등에 따르면 해당 부지 인근에 있는 DS5-1블록 등 4개 필지는 과거 입찰에서 유찰됐었지만, 올해 4월 감정가의 116~160% 선에서 낙찰됐다.
◆ 144억원 공사비 피해…"특혜 아니라 억울"
위본 측은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본은 대체 부지를 수의 계약하면서 공급가로 체결한다는 내용으로 논의한 적이 없는데, 서울시 마곡사업단과 논의치도 않았던 가격을 두고 시가 특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본 관계자는 "수의계약 여부를 두고 지금까지 서울시와 SH공사, ㈜위본 등이 협의를 진행한 것이지, 수의계약 공급가격에 대해선 논의한 적 없다"고 말했다.
㈜위본 관계자는 "특혜는 아무 이유도 없이 이득을 주는 것을 뜻하는데, 회사는 서초구청의 건축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도 행정 번복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아 144억원의 피해를 봤고, 또 지금까지 지어 놓은 정비센터 건축물도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리스크까지 질 판"이라며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억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곡지구 수의계약을 제외하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해준다는 금융권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