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는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그중에서도 미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수퍼볼(Super Bowl)'은 팬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기다. 올 2월 열린 수퍼볼 중계방송은 미국에서만 1억2000만명이 봤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이 경기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본 TV 프로그램'이었다고 밝혔다.

LG전자 수퍼볼 광고를 제작하는 리들리 스콧(오른쪽) 감독과 아들 제이크 스콧.

매년 수퍼볼에서는 결승에서 만난 두 팀의 격돌 외에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진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억명이 시청하는 수퍼볼 중계방송에 광고를 내보내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다. 광고비는 천문학적이다. 내년 수퍼볼의 30초짜리 광고 단가는 500만달러(59억350만원)다. 1초에 16만6600달러(1억9670만원)꼴이다.

내년 2월7일(현지 시각) 열리는 2016년 수퍼볼의 광고전에 LG전자가 처음으로 참가한다.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광고를 내보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광고비는 수백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막대한 돈을 쓰는 기업들은 수퍼볼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광고 내용을 마지막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몇 초짜리 광고를 몇 번이나 하는지도 모두 비밀이다.

LG전자는 "영화 '글래디에이터'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광고를 제작한다"는 점만 밝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수퍼볼 광고'에 꼽힌 1984년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 광고가 그의 작품이다. 이 광고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배경으로 했다. 감시자 '빅 브러더'의 연설을 듣는 무표정한 군중과, 대형 해머를 던져 빅 브러더를 박살내버리는 여전사의 모습을 대조시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아들 제이크 스콧도 LG전자 광고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다. 제이크 스콧 역시 수퍼볼 광고 6편을 연출했다.

수퍼볼 광고는 식음료·자동차 회사,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주로 해왔다. 현대자동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광고를 하다가, 신차(新車)가 없었던 올해를 건너뛰고 내년 수퍼볼에 광고를 재개할 예정이다. 최고급 세단 EQ900(신형 제네시스) 등이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도 2010년부터 내년까지 7년 연속 수퍼볼 광고를 한다.

삼성전자는 2012년에 갤럭시노트 광고를, 2013년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을 패러디한 광고를 내보냈지만 지난해부터는 참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