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그룹 임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전무(全無)했던 부회장 승진자가 두 명 나왔다는 사실이다. SK그룹에서 오너 일가(一家)가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이 나온 것은 2013년 1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이후 3년여 만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장을 겸하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과 SK이노베이션의 위기 극복을 이끈 공로로, 김영태 수펙스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그룹 운영 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최근 위기 상황에서 구성원 역량을 결집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임원 승진자가 137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3년(14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점도 주목된다. 당초 대내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승진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회복과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전망 등을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올해 그룹 전체 이익이 사상 최대인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대내외 악재가 많지만 실적이 호전된 만큼 승진자 수를 늘렸다"고 말했다.
임원 승진자의 59%를 40대로 채우는 '물갈이 인사'도 돋보인다. 송진화(44) SK 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신임 사장은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산업시스템공학) 출신으로, 미국 엑손 모빌 등을 거쳐 2011년 SK이노베이션에 합류한 지 5년여 만에 대표를 맡았다.
SK그룹은 이완재(56) SK E&S 전력사업부문장을 SKC 사장으로 승진발령하고, 김형건(54) SK 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을 SK종합화학 사장으로 이동 발령했다.
또 6개 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로 운영하던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를 7개로 재편했다.
이만우 SK그룹 부사장은 "이번 인사는 올 10월 제주 CEO세미나에서 정한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란 그룹 운영 방침에 따라 계열사 CEO 주도의 자율·책임 경영을 본격화하고 수펙스협의회의 역할과 전문성을 강화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