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16일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정치 총파업에 참여한다. 이번 총파업은 '노동개혁 저지'가 명분이다.
현대차 노조의 민노총 총파업 참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파업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임금단체협상과 무관하고, 노조 집행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해마다 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는 '귀족 노조'란 비판이 거세게 일자 2000년대 후반부터 정치 파업 참여는 자제했다. 근로 조건 개선이 아닌 정치 파업 참가를 부담스러워 하는 조합원들의 분위기도 한 몫 했다.
하지만 2년 만에 집권한 강성 집행부 주도로 7년 만에 다시 정치 투쟁을 시작했다.
현대차 노조는 12월 15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6일 민주노총 총파업 시간에 때 맞춰 4시간 동안 작업 거부 등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맞춰 2교대 근무조 가운데 1조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2조는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한다. 2조는 1시간 잔업도 거부한다.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는 오후 2시 30분부터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후 4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주관하는 태화강 둔치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아산공장, 남양연구소,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모든 사업장도 조별로 2시간씩 작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내건 파업 이후 정치 파업을 자제했다. 민노총이 2010년, 2014년 '타임오프 철폐와 정권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참여를 독려했지만, 현대차 노조는 간부들만 참여했다. 현대차 일반 조합원들도 정치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파업 찬반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현대차 노조가 '정치 파업 참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임단협을 재개하는 등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 측과 15일 오전 10시 임단협을 재개하기 위한 상견례를 열었다. 하지만 불과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중단 직후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파업 지침을 알렸다. 노조 집행부는 이번 파업이 임단협 관련 파업이라며 조합원 찬반 투표도 실시하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7년 만의 정치 파업 참가 결정은 새로 집권한 강성 노조 집행부가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온건 합리 노선을 표방했다. 2009~2011년 3년 연속 파업을 하지 않았다. 강성 집행부가 집권해도 정치 파업은 자제했다.
하지만 올해 11월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강경 투쟁을 주장하는 박유기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강경 투쟁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리를 강조한 온건 성향 집행부는 퇴진했다.
현대차 내부의 강성 조직인 금속연대 소속 박 위원장은 2006년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당시 현대차 노조를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시켰다. 민주노총 총파업과 임단협 파업 등 45일간 파업을 주도했다. 2009년엔 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현대차는 "노조의 총파업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불법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확실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민노총 총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는 명분 없는 민노총의 총파업을 국민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전국 12개 지역에서 '노동개혁 저지 동시 총파업'을 벌인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 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