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주년을 앞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계열분리를 통해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형제의 난으로 불린 금호가(家) 두 형제의 갈등은 대법원의 판결로 일단락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등 8개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고 지배력도 전혀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8개사는 박찬구 회장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회사"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석유화학 등 8개사를 금호아시아나의 소속 회사로 지정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금호석유화학 등 8개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서로 다른 기업 집단이기에 분리해서 보는 게 맞다는 것이다.
8개사에는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티앤엘, 금호폴리켐, 금호알에이씨, 금호개발상사, 코리아에너지발전소가 포함된다.
재판부는 8개사가 '금호'라는 상호는 사용하지만 금호아시아나의 로고는 사용하고 있지 않은 점, 2010년 이후 금호아시아나의 계열사와 신입사원 채용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다른 기업 집단으로 보는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8개사가 사옥을 분리해 사용하고 있는 점과 금호아시아나와 별도로 기업집단현황을 공시하는 점도 근거로 꼽았다.
지배요건에 대해서는 박찬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 주요 계열사들이 2010년 1월 워크아웃이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게 되자, 채권단에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적극 요구한 점이 반영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확 계열사들이 분리돼 독립경영이 가능해졌다"면서 "양측이 경쟁력을 키우고 상호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가는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넷째 아들인 아들인 박삼구, 박찬구 회장이 2009년 경영권 분쟁 끝에 결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공정위가 지정한 동일 기업집단으로 묶여있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기업집단 문제가 해소돼 법적으로도 계열분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