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이 7일 국내 한 가상현실(VR) 콘텐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9월 "앞으로 한국 스타트업에 3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 공식 자료로 투자 사실을 발표한 것입니다. 요즈마그룹이 한국에 진출한다고 발표할 때는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우선 요즈마그룹은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투자기관이었습니다. 게다가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금액이 무려 1조원이나 된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놀랐죠. 이 때문에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직접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화려한 등장 이후 요즈마그룹의 움직임은 사실 '감감무소식'에 가까웠습니다. 물밑에서 소규모 투자를 해왔다고 하지만, 알려진 사례는 벤처연합체 '500볼트'에 대한 10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이번 가상현실 콘텐츠 스타트업 투자 사실을 공개한 것입니다.

당초 요즈마그룹이 발표한 대로 3년간 1조원을 투자하려면 매달 3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투자로는 3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려도 1조원을 투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즈마그룹은 내년 2월 국내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 '요즈마캠퍼스'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벤처 업계에서는 당장 "투자 규모에 비해 과도한 지원"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요즈마그룹이 이번에 투자한 J사의 주력 사업이 '카지노 게임'이라는 점도 논란거립니다. 요즈마그룹은 보도자료에서 "J사가 개발 중인 '제브라 카지노' 게임은 실제 라스베이거스를 옮겨 놓은 듯한 가상현실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키우며 블랙잭·홀덤·슬롯·룰렛·주사위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요즈마그룹은 "J사의 VR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지 '카지노 게임'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처음 진출할 때 요란하게 선전한 것과는 투자 규모는 물론이고 투자의 내용은 기대와 많이 다릅니다. 한 벤처투자사 대표는 "이스라엘의 '창업 정신'을 상징하는 요즈마그룹의 행보답지 않다"면서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한국에서 '창조 장사'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