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소송을 내며 다시 시작된 롯데그룹 형제가(家)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신동주 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법률 소송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일(韓·日) 양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만 7건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 추진하며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 지분을 앞세운 '세력 과시'에 나섰다. 분쟁이 3라운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日 롯데홀딩스 주주들 "신동빈을 절대적 지지한다"

롯데그룹은 3일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0%를 가진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의 모든 경영 활동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다는 내용을 담은 확인서를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보냈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확인서는 한국거래소가 호텔롯데 상장 절차의 하나로 요구한 것이다.

롯데는 이르면 이달 중순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원래 호텔롯데 주식 5.5%를 가진 광윤사를 지배하고 있는 신동주 회장이 상장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은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이전까지는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보호예수(대주주가 상장 뒤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상장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는 최근 서로 부딪치는 대주주의 동의는 필요없는 것으로 제도를 바꿨고, 이에 따라 신동주 회장 측의 보호예수 동의가 없어도 상장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동주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가까운 사람을 내쫓고 신동빈 회장과 가까운 사람만 남은 종업원지주회의 지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재판을 통해 원상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 건강 문제

양측 간에 핵심 쟁점이 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언급 자체를 부담스러워 했다. 반면 신동주 회장 측에서는 지난 10월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공개하며 그의 건강과 판단력에 이상(異常) 없음을 부각시켜 왔다.

지난 1일 신 총괄회장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현장 방문도 이런 맥락에서 신동주 회장 측이 주도했다. 그러나 이날 신 총괄회장을 수행한 신동주 회장 일행이 롯데월드타워 출입을 제지당해 양측 갈등이 증폭됐다. 신동주 회장 측은 "총괄회장이 납치당했다"며 항의했고, 롯데 측은 "충실히 보고 드렸다. 납치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박했다.

롯데그룹 측은 최근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문제를 공식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 2차 심리에서 롯데쇼핑 변호인단의 주장이 한 사례다. 변호인단은 롯데의 중국 사업과 관련, "신동빈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관여했고 이때도 총괄회장의 지시를 받아서 진행했기 때문에 (신 총괄회장이)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동주 회장 측 조문현 변호사는 3일 "신 총괄회장의 의사 능력이 또렷하며 본인의 경영 철학에 대한 판단 능력에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입증할 서류를 제출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신동주 측 "법률 소송 더 낼 것"

양측이 한·일 양국에서 벌이는 7건의 소송 가운데 6건은 신동주 회장 측이 제기한 것이다. 지난 10월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해임에 대한 무효 소송 등 3건에 이어 지난달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 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1일에는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한국 롯데캐피탈 대표 등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신동주 회장 측은 향후 "여러 추가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