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싼 통신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KT가 설명회를 열어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침묵을 지키던 LG유플러스도 30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거대 통신 사업자의 방송통신 시장 독점화 전략을 용인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이날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반(反)경쟁적'인 인수합병(M&A)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독점 사업자의 지위를 강화하고, CJ그룹과 배타적 협력관계를 맺어 미디어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상무는 "SK텔레콤이 케이블TV 사업자들을 시장에서 퇴출한 후 저가형 방송 가입자를 인터넷TV(IPTV) 가입자로 전환할 경우 가계통신비 부담이 연간 약 10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30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박경중 LG유플러스 부장,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박형일 상무, 법무법인 태평양 박지연 변호사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법적·행정적으로 모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의 법률 자문사인 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연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제 7조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 결합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주식인수 인가와 합병 인가를 동시에 신청할 경우에는 행정 절차상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되려는 기간통신사업자는 최대주주 변경인가 전 주식의 양도양수 계약에 따른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 또 방송법에는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이 없는 상태에서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의결권이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법 조항들은 사업자가 인수 인가를 받기 전 피인수 회사에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병에 대한 신청도 경영권 행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이달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거쳐 시행될 경우 IPTV 사업자도 위성방송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종합유선방송사업(SO) 지분을 33% 이상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고 전했다.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주식을 100% 소유한 SK텔레콤도 이 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현재 SK텔레콤은 합병 전 공개 매수를 통해 CJ헬로비전의 지분 38.6%를 확보했다"면서 "소유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33%를 초과하는 CJ헬로비전 주식을 강제로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법령 해석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인가 전 후속조치를 금지한 것에는 통신망의 통합이나 양도·양수도 계약 체결, 임원 선임 등이 해당된다"면서 "합병 승인 신청은 이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SK텔레콤은 "2011년 CMB홀딩스, 2012년 씨앤앰 등도 인수와 합병 승인을 동시에 신청한 적이 있다"면서 "LG유플러스의 해석대로라면 현재 KT(030200)가 KT스카이라이프의 지분 50.1%를 소유한 것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