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 단행될 삼성그룹 인사(人事)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삼성 인사는 화학계열사를 한화와 롯데그룹에 모두 매각하고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키는 등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기는 이재용 부회장이 자기 색깔을 본격 내는 사실상의 첫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① 이재용 회장 승진 안 한다"… 미래전략실 체제 유지

29일 삼성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12월 1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4일 임원(부사장·전무·상무) 승진 인사를 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경영 개선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회장 승진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1년 7개월째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不在)를 채워줄 총사령탑이 필요하다는 근거에서 회장 승진이 제기된 것을 이 부회장이 물리쳤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지성 실장(부회장)·장충기 차장(사장)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미래전략실 조직은 일부를 제외하곤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만 5년째 부사장인 정현호 인사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주요 계열사로 전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②'인사 한파(寒波)'… 사장·부회장 승진 최소화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계열사 실적이 저조한 만큼 승진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 경력 6~7년 사장들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등도 현재의 직위를 유지하는 등 오너가(家) 승진도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 승진 규모도 최소화된다.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특검을 받았던 2008년(3명) 이래 최저치였던 지난해(4명)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옛 화학계열사들과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인한 조직 통폐합 등을 감안하면 오너가를 포함한 삼성 사장단은 60명(2014년)→53명(2015년)→40명대(2016년)로 줄어든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초점은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와 그룹의 '사실상 지주 회사'인 삼성물산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유임할지, 아니면 다른 참신한 인물이 새 사령탑을 맡을지가 큰 관심사다. 4명의 대표이사 사장이 있는 삼성물산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일부 사업 부문은 CEO(최고경영자)가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옛 에버랜드 건설·리조트 부문에서 건설 부문이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조직이 합쳐지는 등 조직 개편도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생명·증권·카드 등 금융계열사 CEO들은 나름 선전(善戰)했다는 이유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③임원 규모 20% 이상 감축할 듯

4일로 예상되는 임원 인사에서는 임원 규모를 예년 대비 20% 넘게 줄이기로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내부 비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물산 등은 올해 인사에서 전체 임원 중 30% 가까이 퇴직하지만, 승진 규모는 그 절반에도 미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