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비가 내리던 지난 25일 울산광역시에 있는 세진중공업 공장은 쉴 새 없이 불꽃이 튀고 있었다. 정교하게 세공된 LPG 탱크용 철제 블록들이 용접기 열을 받고 서로 결합해 거대한 철제 구조물로 변해갔다.

세진중공업 사무용 건물은 작업장에서 바람에 날려온 쇳가루가 붙어 외관이 군데군데 검게 변해있었다.

지난 25일 울산광역시 세진중공업 공장에 LPG 탱크용 블록이 조립 공정을 앞두고 놓여있다.

선박 기자재 제작 업체인 세진중공업이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세진중공업은 지난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오르기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조선 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장을 연기했다.

"대형 선박 건조를 위해선 넓은 생산 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대형 크레인과 운반 시설, 실내 작업용 창고까지 갖춰야 해서 업계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어 실적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세진중공업 생산 공장에서 만난 이의열 세진중공업 대표는 조선 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생산부터 공급까지 부지 내에서 모두 이뤄져 비용 절감 효과가 커 회사의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다며 상장 재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세진중공업 이의열 대표

세진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오른 282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56억원으로 9% 늘어났다. 이 대표는 "조선 업계의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기관·개인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올해 상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진중공업의 주요 생산 제품은 데크하우스(선실·Deck House)와 LPG 탱크다. 지난해 매출액의 50%가 데크하우스에서 나왔고 LPG 탱크는 23%를 차지했다.

데크하우스는 모든 선종에 반드시 탑재돼야 한다. 오랜 기간 운항을 해야 하는 선박의 특성상 선원들의 생활 공간인 데크하우스는 편리함과 효율성, 안전까지 신경써야 하는 곳이다. 세진중공업은 매년 100척 이상의 데크하우스를 생산하고 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데크하우스 조립부터 실내장식까지 세진중공업 생산 공간에서 모두 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생산 제품인 LPG 탱크는 선박 기자재 가운데 진입 장벽이 높다. LPG가 밖으로 새지 않도록 이음새의 틈을 모두 막는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LPG는 끓는 점인 -42℃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LPG를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보온 기능이 중요한 셈이다.

보온 처리는 조립된 LPG탱크 표면에 보온 물질을 15cm 두께로 균일하게 바르는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비가 올 경우 실내 작업이 필요해 실내 작업장을 만들기 위한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LPG 탱크 용접부터 보온처리까지 가능한 작업장을 확보하고 있고 완성된 제품을 바로 공급을 할 수 있는 부두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미에서 셰일가스 수출이 늘어나면서 최근 LPG 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회사도 지난 7월 기준으로 오는 2017년까지 현대중공업에 약 60여 척의 LPG 탱크 공급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 세진중공업 생산 공장 부지 전경

세진중공업은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미국 비고르 사로부터 암모니아 탱크 2척을 수주했다. 약 3000만달러(약 355억원)의 신규 매출을 얻게 됐다. 이를 통해 내년에 추가로 수주를 계약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또 신규 사업으로 에너지 설비 분야에 투자 할 예정이다. 미국 영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후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진출한다. 이 대표는 "이번달 내 미국 휴스턴에 영업소를 개설할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육상 플랜트용 모듈 등 신규 제품을 직수출하기 위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은 2.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3500원이었다. 공모자금으로는 200억5447만원이 들어온다.

현재 세진중공업의 부채 비율은 220% 수준이다. 이번 공모자금은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50% 수준까지 부채 비율을 낮출 계획"이라며 "신규 사업인 육상 플랜트 모듈 생산 시설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205억1600만원

◆주요 주주: 윤종국(33.71%), 임정심(21.59%), 현대기업금융대부(13.06%), 세진(8.74%)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3829만2720주의 32.8%인 1256만3050주

◆주관사(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보는 투자 위험:

2015년 상반기 기준 회사의 매출액은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을 통한 매출이 96.7%를 차지하고 있음. 소수의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향후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이 관계사를 바꿀 경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음.

2015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228%임. 향후 차입금 증가나 실적 악화, 영업 현금 흐름 감소 등이 발생할 경우 실적이 악화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