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면했다."

11월26일 환경부의 폴크스바겐 배기가스량 조사 결과가 전해진 뒤 폴크스바겐 코리아가 보인 첫 반응이다. 내심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환경부는 "지난 2개월 동안 폴크스바겐·아우디 차종(車種)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장치를 조사한 결과, 일부 차량에서 '임의설정(defeat device·불법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불법 조작이 드러난 15개 차종 판매를 중지하고, 판매된 12만5522대 전량을 리콜(recall·시정 조치)하라고 명령했다. 과징금 141억원도 부과했다.

환경부 조사에서 불법 조작이 드러난 차종은 15개다. 구형 EA189 디젤 엔진이 장착된 골프·티구안·제타·A4·Q5·파사트 등이다. 2008~2015년에 판매된 차량이다.

하지만 시판 중인 신형 EA288 엔진을 장착한 '골프 유로5' 차량과 '유로6' 차량 4종(골프·제타·비틀·아우디A3)은 환경부 조사에서 조작이 들통나지 않았다. 판대중인 모델들은 사실상 "문제없다"는 면죄부를 받았다.

특히 신형 엔진을 탑재한 유로 6 모델 골프와 제타, 비트, 아우디 A3가 빠졌다. "그동안 구형 엔진은 문제가 있지만, 신형 엔진은 문제 없다"는 폴크스바겐의 입장을 공식 확인해준 셈이다.

폴크스바겐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가 문제다. 잃어버린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폴크스바겐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과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국내 리콜은 확정했지만 보상 등 후속 조치는 독일 본사와의 협의를 거친 뒤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1인당 1000만원 가량 보상하는 것에 비해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 계획은 분명하지 않다.

폴크스바겐의 이미지 추락은 중고차 시장에서 뚜렷하다. 중고차 매매 전문업체인 오마이카(oh-mycar.com)는 "2015년 월 평균 3대 정도 팔리던 폴크스바겐 골프는 11월 들어 1대도 팔리지 않았다"고 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소형SUV 티구안 역시 매달 3-4대씩 팔리다가 11월엔 단 1대만 팔렸다.

폴크스바겐 중고차 판매 현황

대형 세단인 페이톤은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파문이 알려진 9월 이후 단 1대도 팔리지 않았다.

송현철 오마이카 기획이사는 "중고차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차량은 인기가 많았다. 9월 이후 중고 매물을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 당분간 예전 만큼 팔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