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전략을 겸비한 경영자다."

LG전자 고위 임원은 26일 LG이노텍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종석 LG전자 최고기술자문역(CTA·57·사진)을 이렇게 평가했다.

박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순수 엔지니어' 출신이다. 박 사장은 1981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 디지털TV연구소장, 전략기획팀장, DDC(디지털디스플레이컴퍼니)연구소장, PDP TV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천덕꾸러기였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일정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2분기에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를 4분기만에 흑자로 이끌었다. 당시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20% 늘며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 사장 주도로 만든 'G' 시리즈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G2나 G3 등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인 L 시리즈가 모두 선전했다. 특히 G3는 아직도 LG전자 스마트폰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힌다.

그 당시 G시리즈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던 것은 박 사장이 고수한 전략들이 유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 사장은 새로운 기술로 치장하기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했다. 그가 2010년 MC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감성 혁신'이었다.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려 잠금을 해제하는 '노크코드'나 주먹을 폈다 오므려 셀카를 찍는 기능들이 대표적인 예다.

프리미엄군인 G시리즈와 보급형 L, F시리즈를 나눠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 제품 다양화 전략과 해외 통신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현지 사정에 맞도록 제품을 개조한 현지화 전략도 박 사장의 작품이었다.

박 사장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MC본부 사장에서 물러나 최고기술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성과를 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인사가 나오자, 당시에는 박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전자업계는 LG이노텍에 박 사장이 합류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지식이 부품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한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 통신 모듈, LED 등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