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스크 투혼’을 보인 오스마르.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이 큰 축구에서 골키퍼 아닌 필드플레이어가 한 시즌을 한 번의 교체도 없이 소화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 33년 역사에선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한 시즌에 전(全) 경기를 풀타임으로 뛴 필드플레이어는 8명이었다.

FC서울의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27·스페인)가 올 시즌 전 경기 풀타임 출장을 눈앞에 뒀다. 오스마르는 이번 시즌 37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교체 없이 뛰었다. 올해 마지막 경기인 29일 포항전에서 풀타임을 뛰면 외국인 필드플레이어 최초로 한 시즌 전 경기, 전 시간 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오돌쇠'. 오스마르는 37라운드를 기준으로 패스(2555회) 1위, 전방 패스(885회) 1위이며 태클(125회) 2위, 차단(94회) 3위 등 공수에서 전방위 활약을 했다. 많이 뛰며 헌신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당쇠'로 부르는 팬도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올해 리그 2년 차에 불과한 외국인 선수에게 팀의 부주장을 맡겼다. 그에 대한 신뢰를 알 수 있다.

오스마르는 K리그 최초의 스페인 국적 선수였다. 스페인 클럽 라싱 산탄데르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한 그는 태국으로 건너가 2013년 부리람의 시즌 3관왕(정규리그·FA컵·리그컵) 달성을 이끌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서울의 눈에 띈 그는 이듬해 K리그 무대를 밟았고, 이번 시즌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오스마르의 전 경기 출장엔 위기도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광주전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경기를 끝까지 마쳤다. 이후 한동안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인 그는 경복궁에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인데 가끔씩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한글로 답글을 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