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는 크게 보이고 어떤 아이는 아주 작게 보이는 이 화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렌즈의 효과일까? 절반만 그렇다.

오늘은 카메라의 렌즈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 한다. 그다지 어려운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렌즈의 기능에 대해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카메라에서 어떤 구성품보다도 그런 이해가 필요한 게 렌즈다.

흔히 렌즈를 구분하는 명칭으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라는 말을 쓴다. 이 이름은 렌즈가 사진을 찍을 때 어떤 용도로 쓰이는가에 따라 구분한 개념적인 명칭이다. 렌즈의 정리나 보관을 잘하거나, 판매를 쉽게 하기 위해서는 굳이 이런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선 기본 용어부터 알아보자.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렌즈를 이해하는데 이름이 방해를 한다. 명칭이 주는 혼돈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망원렌즈는 멀리 보는 렌즈가 아니며, 광각 렌즈는 넓게 찍기 위한 렌즈가 아니다.

그런데 왜 망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아마도 이 렌즈의 경우, 망원경의 원리를 적용해 제작했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를 설명하자면, 둘의 차이는 한마디로 ‘화각’의 차이다. (화각이란 렌즈를 통해 보이는 범위, 즉 시야의 각도다. 아니 그럼, 앞에서 광각렌즈가 넓게 찍기 위한 렌즈가 아니라고 한 건 뭔 말인가? 반쯤만 맞다. 뒤에 가서 설명한다.)

우리는 보통 렌즈를 부를 때 ‘35밀리 렌즈’니 ‘200밀리 렌즈’니 말을 한다. 여기서 수치는 렌즈의 초점거리다. 한 카메라에서 렌즈를 바꿔 낀다고 했을 때, 이 거리가 길수록 화각은 좁아진다. 그림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필름 혹은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동일할 때, 초점거리의 차이에 따라 화각이 달라진다.

그렇게 화각이 중요하다면, 아예 렌즈를 35도 렌즈라거나 50도 렌즈라고 부르면 어떨까? 이해가 훨씬 더 빠르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 이유는 같은 렌즈라고 해도 필름 혹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에 따라 화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초점거리가 일정할 때, 필름 혹은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달라지면 화각이 변한다.

렌즈의 화각이 중요하긴 하나 화각이 렌즈에 고정된 것은 아니다.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물리적 성격은 초점거리뿐이다. 그래서 각 렌즈의 명칭은 기본적으로 초점거리로 부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각을 기준으로 했을 때, 무엇이 망원이고 무엇이 광각일까? 예전에 많이 쓰던 필름 카메라에서는 50밀리 렌즈로 찍었을 때의 사진이 육안으로 본 실물과 가장 비슷했다. 그래서 50밀리 렌즈를 표준렌즈라고 불렀다.

35밀리 필름(보통 필름을 말한다) 카메라에서는 초점거리 50밀리 렌즈보다 숫자가 크면 망원렌즈, 작으면 광각렌즈라고 말한다. 망원렌즈는 초점거리가 긴 렌즈, 광각렌즈는 짧은 렌즈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 흔히 쓰는 디지털 카메라에는 필름 대신 이미지 센서가 있다. 그런데, 보통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 이미지 센서는 필름보다 많이 작다.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는 렌즈들의 초점거리가 필름 카메라의 것과 다른 이유다.

디지털 카메라들끼리도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다양하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에 대해서는, 얼마 전 연재 글에서 카메라 고르는 법을 이야기하면서 설명했다.) 그래서 카메라를 비교하기 위해 렌즈의 초점거리를 옛 35미리 필름 카메라 기준으로 ‘환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미지 센서의 한 변의 길이가 35밀리 필름의 1/2인 디지털 카메라라면 초점거리 25밀리 정도가 표준렌즈다. 이 디카의 25밀리 렌즈의 화각이 필름 카메라의 50밀리 화각과 같다는 뜻이다. (50X1/2=25로 계산할 수 있다.)

렌즈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리됐으니, 다음에는 왜 화각이 중요한지 설명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