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절성경화증은 유전성 질환으로 여러 장기에 선천성 과오종을 발생시키는 질병이다. 이로 인해 임상적으로는 간질 발작, 지적장애, 자폐증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난다.

특히 결절성경화증 환자 중 90%가량이 발작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결절성경화증 환자에게 경련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결절성경화증 발병 초기 항 경련제 반응이 양호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세가 악화하고 결국 항 경련제가 적응하지 않는 약물 난치성 간질의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결절성경화증 환아가 항 경련제 없이 경련을 조절해낼 수 있다면 이는 의학적으로 매우 중대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최근에는 신경계의 흥분 증세를 안정시키는 처방 계열에서 벗어나 결절 자체를 한방 고유의 어혈 질환으로 추정해 결절성경화증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항 경련제 성분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오로지 뇌의 혈류를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증세 호전을 이뤄내고 있다.

아이토마토한방병원 김문주 대표원장

실제 결절성경화증으로 경련이 발생하고 항 경련제를 복용한 지 이틀 정도 된 시점에 내원해 치료받은 환아가 있다. 경련도 경련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달지연 현상이 뚜렷했다는 점이다. 3개월이 넘어 백일이 된 아이인데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눈 맞춤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였다. 엎드려 놓은 상태에서 고개를 못 들어 올렸고 발달평가상 2개월 수준의 정체현상을 보였다.

결절성경화증이 있는 아이가 신생아시기에 경련이 발생하면 대부분 영아연축으로 빠지고 두 돌 이전에 경련이 발생하면 60%가 넘는 아이들이 정신지체아가 된다. 위의 환아도 신경과에서 같은 결과를 예상했고 발달장애가 고착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절성경화증 치료를 시작하며 급속히 발달이 정상화됐다. 고개 가눔도 좋아지고 눈 맞춤도 또렷해졌으며 또래 수준의 발달상태로 회복됐다. 물론 약간의 경련은 남아있지만, 점차 약해졌고 생활상 큰 불편이 없는 수준이 됐다.

또 다른 케이스는 생후 17일 된 남아로 38주에 유도분만으로 출생했다. 출생 후 얼굴이 붉어지고 상지가 굳어지는 양상이 1일 5-8회 가량 수면 전에 나타나고 눈이 돌아가는 경련이 2~3일 1회 정도 있었다. 검사 결과 심장에 종양이 있고 뇌 MRI에는 결절이 다수 발견돼 결절성경화증 진단이 내려졌다. 뇌파 검사상에도 경기파가 많다고 했다. 항 경련제를 복용하다가 퇴원 후 내원한 사례다.

보호자들은 항 경련제로 경련 조절이 되지 않으니 투약을 중지하고 한방으로만 치료할 것을 원했지만 결절성경화증에서 발생하는 경련은 한방으로나 양방으로나 조절 자체가 쉬운 영역이 아니므로 경련을 진정시킨 후에 항 경련제 중지를 고려하기로 했다.

경련 진정효과가 있는 처방을 사용하기로 하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침 치료를 진행했다. 입원 14일째 경련이 없어지고 발달도 정상적으로 유지됐으나 뇌파 검사 결과 이상 뇌파가 여러 군데서 지속해서 발견돼 인지발달을 유지할 한방 탕약 복용을 지속하기로 하고 퇴원했다. 1달 외래 치료 진행 중에도 경련 없이 안정감 있는 발달을 유지했다.

신생아나 유아의 결절성경화증 치료 시에 발달장애를 예방하고 정상발달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치료 목표다. 흔히 사용하는 항 경련제 자체가 뇌 발달 지연 현상을 만든다고 알려졌으나 경련의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방과 함께 병행치료를 해 경련을 소실하고 뇌 발달을 유도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아이의 뇌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영유아기에 나타나는 장애는 어느 날 갑작스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더불어 서서히 만들어져 간다. 따라서 뇌 조직이 왕성한 속도로 성장해 가는 3세 이전에 뇌 성숙을 도와 장애 진행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절실하다. 하루라도 빨리 한방치료를 통해 장애 진행을 늦추며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