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s Trend Report(20대 트렌드 리포트 )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지음ㅣ대학내일ㅣ216쪽ㅣ1만2500원

대학생 주간지인 대학내일의 부설연구기관인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물이다. 요즘 20대가 가장 열광하고 관심 있어 하는 주제들을 모았다. 20대의 취향과 심리, 소비 경향을 분석해 키워드로 핵심 트렌드를 정리했다. 트렌드의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했다.

① 인정받기 원하는 ‘ㅇㅈ세대’

ㅇㅈ세대의 ‘ㅇㅈ’은 ‘인정’의 초성이다. 어떤 영역에서든 자기 개성을 드러내고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20대다. 자신의 행동이나 삶의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피드백을 원한다. 단순한 능력뿐만이 아닌 외모와 감정표현까지 포함된다. 고교 성적과 수능 시험 성적, 학점 등 외적인 평가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사회로부터도 인정받고 돋보이기를 원한다.

② 점점 똑똑해지는 ‘페이크슈머’

페이크슈머는 가짜를 의미하는 영단어 페이크(fake)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결합해 만든 단어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시간과 돈이 부족한 20대의 새로운 소비 방식을 가리킨다.

진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여행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에 가고, 값비싼 캠핑 장비가 필요 없는 캠핑 카페에 간다. 연애도 가상 연애 게임으로 경험한다. 대리만족을 느끼는 소비다. 삼포세대(연애, 결혼, 취업)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만큼, 체험 소비는 20대가 실패했을 때 잃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브랜드 이름만 보고 상품을 구입하지도 않는다. 성능, 디자인, 가격 등 여러 면을 고려한다. 용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버는 20대의 특성상,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③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댓글리케이션’

댓글과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합쳐 만든 단어 ‘댓글리케이션’은 댓글로 소통하는 20대를 말한다.

아침에 눈 뜨고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쥐고 생활한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는 친목을 위한 장소에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실시간 댓글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되, 진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댓글 달기’를 사용한다. 단순히 게시물에 대해 좋거나 싫다는 감정을 드러내는데 그쳤던 댓글은 관심 있는 화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수단이 됐다.

사소하게는 댓글로 드라마 캐스팅에 관여하기도 하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을 제언하는 창구로 쓴다.

댓글 중에서도 다른 독자의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베스트 댓글’을 보면 온라인 사용자들이 어떤 내용을 재미있게 느끼는지 알 수 있다. 20대에게 댓글은 해당 콘텐츠를 소비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잣대가 된다.

④ 자신만의 가치를 만드는 휴식 ‘소소잼’

‘소소잼’은 작고, 보잘 것 없으며,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이는 소소한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20대의 놀이 문화를 말한다.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20대는 체력적으로 힘들거나 머리를 많이 쓰는 일보다, 사소하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밑그림에 색만 칠하는 컬러링북과 명시(詩)나 좋은 문구를 그대로 옮겨쓰는 라이팅북이 인기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소소한 활동이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처럼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도 인기를 끈다.

⑤ 관계맺기는 선택일 뿐...‘관태기’

‘관태기’는 관계맺기에 권태기를 느끼는 20대를 일컫는다. 인간관계를 ‘못’ 맺는 것이 아니라 ‘안’ 맺는 20대가 늘고 있다. 사람을 사귈 때 나이, 학벌, 외모를 따지는 사회 속에서 진정한 인간관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회의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필요한 관계만 맺거나, 한두 번 보고 끝날 사이라면 굳이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사랑 고백이나 이별 통보를 대행하는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사과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 등 인간관계에 들일 노력을 줄여주는 서비스가 20대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는다. 소속감이 필요할 때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친교에는 관심 없는 무(無)교류 동호회를 찾는다.

⑥ 직접 만드는 ‘셀미디어’

셀미디어(Sel-media)는 아프리카TV나 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방송, 공유서비스에 직접 만든 동영상을 올리는 1인제작자를 말한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는 소재를 활용하고, 채팅과 댓글을 통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간다고 느끼고, 더 관심을 보인다.

20대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익숙하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름 비용, 시간,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를 활용해 정치 비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꼬집거나 현역 정치인의 실수담을 엮은 정치 비판도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다.

⑦ ‘카오스펙’ ‘취줏생’ 시대…“죄상(商)합니다”

한때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합니다’가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취업이 더 잘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인문계 학생들이 경제나 경영 등 상경계열을 복수전공하거나 전과를 한다. 요즘은 상경계도 취업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상경계라서 죄송하다”는 ‘죄상(商)합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인문·사회계열 학생 중 80%는 친동생에게 자기 전공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상경계열은 69%, 자연·이공계열은 61%로 인문계보다 낮았다.

‘카오스펙’이란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chaos)와 취업을 위한 능력치를 뜻하는 스펙(specification)의 합성어다. 취업 준비생의 부담을 덜고 다양한 인재를 뽑겠다며 기업들이 도입한 ‘탈(脫)스펙 채용 방식’ 탓이다. 기업들이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하는지, 지원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을 담은 신조어다.

자신의 ‘줏대’를 가지고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를 말한다. 직장을 평가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이 기준에 맞지 않으면 입사를 포기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702명에게 설문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입사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 공고 내용과 실제 근무 조건이 다르거나 회사 분위기가 기대했던 것과 다를 때, 연봉이나 휴무일 같은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가 주를 이뤘다.

⑧국내에도 글로벌 아웃캠퍼스(Out Campus)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을 추가하려는 활동이 아닌,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험을 원한다. 요즘 20대는 기획부터 준비,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보인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수는 2005년 약 2만2000명에서 2014년 약 8만4000명으로,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숫자가 4배로 늘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활동도 생겨났다.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문화에서 온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고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한국 문화에 친숙하고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 인재를 발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