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많은 문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일어납니다. 외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외국인 대상의 한글 학습 앱(응용 프로그램) '에그번'(Eggbun·계란빵)을 만든 문관균(30) 에그번 에듀케이션 대표는 "채팅 형식으로 대화하듯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고, 다른 언어 학습에도 응용하기 쉬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투자 경진 대회인 ‘시드스타월드’ 서울 대회에서 우승한 에그번의 문관균(가운데) 대표가 내년 초 스위스에서 열리는 본선 대회 티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에그번은 지난달 6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 투자 경진대회 '시드스타 월드(Seedstars World)'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는 스위스에 본사로 둔 글로벌 벤처 양성 기관 '시드스타'가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대회다. 서울 대회에는 11개 팀이 참여했다. 에그번은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서비스를 내놓아 1위를 차지했다. 내년 3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글로벌 대회에도 참가하는데 여기서 우승하면 최대 50만달러의 투자 유치 기회를 얻는다.

에그번 앱은 '한글' 12개 강의와 기초 회화 54개 강의로 구성된다. 한글 강의를 선택하면 '라니'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나와서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듯 한글을 가르쳐준다. "우리 기역(ㄱ), 니은(ㄴ), 디귿(ㄷ)에 대해 공부해보자. ㄱ은 한글의 첫 알파벳이야"라는 식이다. "한국에서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손을 흔들거나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등 생활 문화 내용도 영어로 알려준다.

"에그번은 실제 채팅과 유사한 상황을 구현해서 수동적인 언어 학습 환경을 학습자 위주의 능동적 환경으로 발전시켰어요. 앞으로 중국어와 일본어 학습 과정도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문 대표는 프랑스의 고등교육 기관 '그랑제콜'에서 금융을 공부한 뒤 게임 회사를 거쳐 지난 5월 창업했다. 그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96%가 기초 문법을 배우다 지쳐서 포기한다는 통계에 착안해 에그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목표는 재미있고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어 교육 전문가와 모바일 전문 프로그래머, 삼성전자 출신 디자이너, 프랑스 유학 시절 만난 네덜란드인 개발자 등이 앱 개발에 참여했다. 기본 강의는 무료로 제공하고 단계가 올라가면 유료 서비스로 진행한다.

문 대표는 "8월에 앱을 처음 출시한 뒤 인도네시아에서 교육 앱 인기 1위를 차지하고 매출 기준으로도 4위에 올랐다"며 "말레이시아와 북미 등에도 진출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빵이라는 의미의 회사 이름처럼 많은 사람에게 영양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