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 776억원의 적자를 냈다. 실적 발표 전 증권업계에선 적자 규모를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 규모가 예상의 두 배를 넘어섰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에도 고작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겨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4월 말 프리미엄 스마트폰 'G4'를 출시하고도 사실상 적자나 다름없는 성적을 낸 것이라 충격은 더 컸다.

LG전자는 지난달 1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V10'을 내놓으면서 상황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회사 측의 기대와 달리 미지근하다.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도 V10 판매량에 대해 "대박은 아니고 '중박'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가 '초대박'을 터뜨려도 모자랄 판인데,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유리하지 않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단통법의 단말기 보조금 상한액(33만원) 규제에 막혀 '공짜폰'이 사라지자 "어차피 비싼 돈 주고 살 바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택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단통법 시행 전 5%대에 불과했던 아이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현재 30%를 웃돈다.

해외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LG전자는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G4를 출시했지만, 중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아이폰에 있다. LG전자가 그나마 판매에 자신감을 보이는 북미 시장 역시 아이폰이 부동의 1위다. 인구 12억명의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선 보급형 스마트폰이 뜨고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중저가 제품들이 인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G4와 V10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1월에 열린 전년도 4분기 실적 설명회 당시 "중국 업체들이 저가를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보급형 제품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3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LG전자는 볼트, G스타일로 등 보급폰 출시와 구글 넥서스폰 제작 참여를 통해 저가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제는 LG전자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으로 재미 보던 시절의 LG전자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더 이상 잘 팔리지 않는 프리미엄폰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