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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자신이 속한 계층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수저론'이 떠오르고 있다.

수저로 출신 환경을 빗대는 표현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mouth·부유한 가정 출신이다)는 영어 숙어에서 비롯됐다.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흙 묻은 수저)다.

SNS에서 떠도는 수저 기준표에 따르면 흙수저는 대학 입학 후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거나 부모 자산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흙수저의 조건을 생활 밀착형 '자학 코드'로 풀어낸 게 흙수저 빙고 게임이다.

'수저론'은 '헬조선'에서 아무리 '노오~오력'을 해도 계층 간 이동이 힘들다는 열패감에서 나왔다. '헬조선'이란 취직·결혼·출산 등 안정된 생활을 위한 조건들이 보장이 되지 않는 한국 사회를, '노오~오력'은 기성세대가 신세대에게 "우리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노력이 부족하다"고 나무라는 것을 비꼰 말이다.

취직·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의 '삼포 세대'가 자조 끝에 만들어냈다며 수저론을 무시할 건 아니다. 수저론은 흙수저를 물려준 부모가 아니라 흙수저를 한번 물면 그걸로는 영영 밥을 퍼먹기 어려운 상황을 원망하고 있다.

금·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면 걸음마를 떼자마자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사교육을 받은 뒤 명문대에 입학하고 어학연수까지 다녀온다. 금수저 중에서도 부모의 부나 지위를 이용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혜택까지 치자면, 입에 문 흙수저는 툭 치면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