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면세점 변신을 추진했던 서울 여의도 옛 MBC 사옥 활용 계획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된다.

여의도 MBC 옛 사옥 전경.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1만7757㎡의 MBC 여의도 사옥은 1982년 준공됐다. 이후 30년 이상 여의도 시대를 보낸 MBC는 지난해 9월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그간 MBC는 여의도 사옥과 부지 매각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매물로 내놓았지만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와 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된 젠투컨소시엄과 KB금융지주가 매입에 나섰지만 매도·매수 가격 차이가 커 무산됐다. 2014년에는 싱가포르계 프로젝트파이낸스(PF)가 부지 매입에 나섰으나 부지 가격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계약이 결국 불발됐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유진기업이 MBC와 협약을 맺고 여의도 MBC 사옥을 시내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7월 최종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시며 면세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현재 MBC는 여의도 사옥 지하주차장 일부를 주차장 운영 전문업체 AJ파크에 임대한 상태다. 건물 나머지 공간은 이따금 전시회 공간으로 사용하거나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MBC 여의도 사옥의 지하주차장 일부는 AJ파크가 임차해 관리 중이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과 직장인들은 MBC 여의도 사옥이 오랫동안 빈 건물로 불 꺼진 상황이 오래 지속하자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기도 한다.

MBC 여의도 사옥 옆 S아파트 주민 황인숙(50) 씨는 “사람이 없는 건물이라 저녁이면 을씨년스럽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퇴근할 때 보면 다른 빌딩들은 불이 환히 켜져 있는데 여의도 MBC는 불이 다 꺼져 대조된다”며 “여의도 MBC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주변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면세점 추진이 물건너 간 이후 여의도 사옥을 어떻게 처분할지 다시 원점에서부터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단순하게 사옥을 매각할 지, 전처럼 다른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매각을 진행할 지, 사옥 처리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가장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컨설팅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