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의 성장세가 매섭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주문으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 ‘다함께차차차’의 성공 이후 게임 사업을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발빠르게 전환하면서,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1조원을 첫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게임업체 중 넥슨이 2012년에 ‘매출 1조 클럽’에 이미 가입했으나, 모바일 게임업체로는 넷마블이 처음이다.

◆ 넷마블, 올해 1조 클럽 가입 무난…3분기 매출 상위권 줄줄이

넷마블의 3분기 실적은 오는 10일 2대주주인 CJE&M(35.86%)의 실적과 함께 발표된다. 최대주주인 방 의장은 35.8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의 3분기 매출이 올해 2분기의 2438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신작인 모바일 1인칭슈팅게임(FPS) ‘백발백중’의 인기와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기존 게임들의 선전에 힘입은 것이다.

넷마블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레이븐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기준으로 지난 7월~9월 3개월 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이 매출 7위 내에 들었다. 또 9월에 출시된 신작 백발백중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일부 실적이 3분기에 반영됐다. 레이븐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오는 11일 발표되는 한국게임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5756억원의 78%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6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넷마블이 지난 7월 인수한 미국 모바일 게임업체 SGN의 실적까지 반영될 경우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월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며 “3개월 동안 매출 1위를 비롯해 상위권 대부분을 넷마블이 차지했고, 글로벌에 출시한 마블퓨처파이트와 세븐나이츠 등이 미국, 중국, 일본, 태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끈 만큼 1조 클럽 가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4분기는 액션 RPG ‘이데아’로 승부…모바일 늦은 넥슨·엔씨 ‘초긴장’

넷마블의 고공행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넷마블은 이달 모바일 액션 RPG 대작 ‘이데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데아는 개발비만 100억원 이상 투입된 초대형 액션 RPG 다. 성인용 온라인 MMORPG로 유명한 ‘A3’의 주력 개발자들이 이데아 개발에 참여했다.

이데아는 실시간 3인 협공플레이부터 최대 21대21의 대규모 길드전(단체전)을 지원한다. 또 총 315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장비 아이템을 선보여, 아이템 수집의 재미도 살렸다. 할리우드의 유명 작곡가 스티브 자브론스키가 배경음악 제작에 참여했다.

넷마블 이데아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

지난달 진행된 이데아 사전 이벤트에 50만명이 몰렸다. 또 내부 직원과 일부 유저를 대상으로 한 사내 테스트와 비공개테스트(CBT)에서도 이데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성공 기대감을 높였다. 일부에서는 이데아가 흥행하면 넷마블의 올해 매출이 1조원을 크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이데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신작들을 투입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데아를 견제하기 위해 ‘블레이드&쏘울 모바일’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도 오는 18일 ‘히트(HIT)’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이데아와 같은 액션RPG 장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넥슨,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부를 재편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모바일 게임 사업에 3년 가량 집중한 넷마블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면이 많아 당분간 넷마블 독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