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20만원대였던 아모레퍼시픽(090430)주가는 지금 37만원대다. 중국인들이 국산 화장품을 찾으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몸값이 치솟았다. LG생활건강(051900)도 올해 초 60만원대였던 주가가 이제는 100만원을 육박한다. 화장품 업체들의 전성시대다.

화장품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관련된 업종의 다른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연우도 그 중 하나다.

연우의 기중현(57)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협력업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연우와 아모레퍼시픽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의미다. LG생활건강도 연우의 중요 거래 회사다.

인천 가좌동의 연우 본사 전경.

지난 29일 방문한 인천시 가좌동의 연우 공장은 직원들이 주문 받은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이뤄진다. 연우는 국내외 400여개 화장품 업체에 화장품 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연우가 만드는 화장품 용기 제품만 9000여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연우 인천 공장은 1300여명이 일할 정도로 큰 규모지만, 쉴 새 없이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있었다.

연우는 매출액,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3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74억3600만원, 97억6800만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687억5900만원, 121억4900만원으로 늘었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과 함께 용기회사인 연우의 실적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기중현 연우 대표.

기 대표는 연우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 대표는 “현재 국내 화장품 용기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글로벌 화장품 업계로 제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조직을 재정비하고 우수한 인재를 뽑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상장을 통해 해외 시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 시설을 정비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우는 국내에서 확고 부동한 화장품 용기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아직 개척할 영역이 많다는 것이 기 대표의 생각이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메리케이, P&G 등 해외 유명 화장품 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의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우는 이번 상장으로 들어오는 공모자금 중 310억원 정도를 생산라인 개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 대표는 "프랑스의 경쟁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개발 부문에서는 우리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여겼지만, 생산라인의 설비나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보다 경쟁사가 더 좋았다"며 "불량이 없는 완벽한 생산체제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우는 의약품용기와 생활용기 분야에서도 사업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기 대표는 "의약품용기는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연우의 제품이 안전하고 믿을 만 하다는 소문만 나면 다른 업체들까지 시장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연우의 화장품 용기 생산라인.

중국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연우는 올해 말까지 중국에 영업법인을 만들고 2017년에는 제조법인까지 만들 계획이다. 기 대표는 "중국의 현지 화장품 업체들에 용기를 공급하기 위해 제조법인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현지에 생산라인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우의 특이한 점 중에 하나는 1300여명의 직원들이 모두 정규직이라는 점이다. 연우는 2012년 직원의 30% 정도를 차지하던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기 대표는 "정규직 전환 전부터 비정규직의 급여나 복지에 차별을 두지 않았지만 명칭이 다르니 계급처럼 나눠지는 것이 느껴졌다"며 "같은 회사에서 차별 받으며 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직원들을 모두 정규직화했고, 직원들의 만족도나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 대표는 1958년생으로 1983년 연우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연우는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6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4조2045억원이 들어왔다. 공모가는 2만5200원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49억9000만원

◆주요 주주: 기중현 외 1인(65.8%), 일자리창출중소기업투자
사모투자전문회사 및 PKG그룹(12.4%), 공모주(20.8%)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1155만2600주의 20.8%인 240만5680주

◆주관사(KDB대우증권, HMC투자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연우의 화장품 용기 제조산업은 전방산업인 화장품 산업의 성장이 둔화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 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제품수명주기가 짧고 소비자별 선호제품이 다양하다. 연우가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예측에 실패하거나 소비자들의 선호제품 파악에 실패하면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연우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에서 상위 2개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1.5%에 이른다. 고객사가 일방적으로 거래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연우의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우는 상장 후 공모주식을 포함해 발행주식 총수의 31%에 해당하는 358만5568주에 대해 계속보유의무가 없다. 매도가능물량으로 인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