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 5명 중 1명을 교체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융사들은 4~8명가량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초까지 최소 한 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무조건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금융회사가 "매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중 5분의 1 안팎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사외이사들의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규정을 신설했다.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임기는 최장 5년이다. 최초 임기는 2년이며 나머지 3년은 1년 단위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5분의 1 교체' 규정을 적용 시 이사회로부터 2년 임기를 받은 사외이사가 교체대상이 되면 임기 중간에 나가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는 임기가 1년인 오상근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와 최강식 연세대학교 교수를 제외한 홍일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천혜숙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한기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등 4명의 사외이사들은 임기가 1년 더 남았다.
사외이사 교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사외이사들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는 이상 사외이사들에 대한 외부 기관의 평가 등을 바탕으로 일부 사외이사의 사퇴를 권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강제적인 규정은 아니지만 대다수 금융사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이를 지키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인데다 사외이사의 역할이 강화돼야 하는 만큼 해당 규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도 사외이사들의 반대표가 극소수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반대표는 많지 않을지라도 사외이사들이 내부적으로는 좋은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며 규정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