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8차 5중전회(五中全會,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 회의)에서 2자녀 출산을 전면 허용한다는 정책이 발표되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육아 용품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중국 소비 관련주들은 애초 기대와 달리 별 영향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제로투세븐, 장중 한 때 상한가⋯"육아 관련株 더 오른다"
30일 주식시장에서 유아동복 업체 제로투세븐은 전날보다 10.6% 오른 1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제로투세븐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1만6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령메디앙스는 6.4%, 유아용 서적 전문 출판사인 삼성출판사(068290)는 4% 넘게 올랐다. 매일유업(267980)의 경우 장중 한 때 4만3000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으나 시간이 갈 수록 상승폭이 작아지며 전날보다 1.3% 오른 3만9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2% 가까이 상승 마감한 육아 용품 업체 아가방컴퍼니(013990)도 장중 한 때 1만5600원까지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는 26~29일(현지 시각) 베이징에서 열린 18차 5중전회에서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80년 한 자녀 정책을 채택해 산아 제한을 한 지 35년만의 일이다.
중국이 35년 동안 유지해온 정책을 폐기하고 다자녀를 허용키로 한 것은 중국 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현재 15.5%에서 오는 2050년 35%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이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하게 되면 국내 육아용품 관련주들의 중국 수출이 대폭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인구발전 연구센터에 따르면, 2자녀 정책 시행 첫해 약 1143만명, 2년차에 2001만명의 신생아가 출산될 전망이다. 도시·농촌 연간 평균 자녀 양육비가 7728위안(14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자녀 시행 첫해에 15조6000억위안(2807조원)의 영유아 내수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육아용품 관련 업체들은 최근 몇 년 간 중국 내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지속해왔다.
보령메디앙스의 경우 지난 2008년 중국 유아용 카시트 제작 업체인 윈윈사와 일부 제품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3년에는 톈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는데, 이 법인 매출액은 설립 첫 해 30억원에서 지난해 78억6000만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은 15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NH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제로투세븐은 중국에 2개 법인을, 홍콩에 1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중 상하이에 위치한 영도칠무역유한공사는 올 상반기 155억원의 매출액과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회사 전체 매출액(1255억6006만원) 중 중국 매출 비중이 12%가 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육아용품 관련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신생아 수 증가가 지난 2013년 제한적 규제 완화때처럼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절대적인 영유아 인구 수 증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기저귀와 유아용품, 분유 등 신생아 및 유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마 다음주에도 2자녀 허용 정책과 관련해 산업별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육아용품 관련주들이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 별 영향 없어
육아용품 관련주들과 달리 화장품·의류 등 중국 내수 소비 관련주들은 별 영향을 받지 못했다.
이날 오리온(271560)은 2.83% 하락 마감했으며 코웨이와 베이직하우스도 2% 넘게 내렸다.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아모레퍼시픽(090430), 에이블씨엔씨(078520)와 LG생활건강(051900)도 소폭 내리거나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5중전회에서는 소비 진작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5중전회 성명서에 따르면, 중국은 소비를 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삼고 소비재나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오르지 못한 데 대해,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 진작은 중장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연주 연구원은 "이번 5중전회에서는 소비 진작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온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소비쪽에 무게를 두겠다는 정책 의지가 표명된 것이었다"며 "산업 구조가 바뀌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소비 관련주들도 중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