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선점 나서

IBM은 창업 105년 된 컴퓨터 회사이고 존슨앤드존슨은 창업 130년 된 제약 회사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100년 넘게 성장한 두 회사가 지난 5월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했다. 인공 관절이나 척수를 수술하고 난 후 환자의 후속 치료를 돕는 지능형 코칭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IBM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왓슨'과 존슨앤드존슨이 보유한 각종 임상 자료를 결합해 일종의 보조 의사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IBM, 애플, 구글(알파벳),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거액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IBM은 지난 8월 의료 영상업체 머지헬스케어(Merge Health Care)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촬영한 300억개의 의료 영상정보를 보유한 회사다.

IBM은 이번 인수를 통해 왓슨의 계산분석 능력과 이미지 인지 능력을 활용해 의사 대신 질병을 진단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IBM은 PC와 서버 등 하드웨어 사업부는 매각하고 왓슨을 내세운 인공지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왓슨 헬스 클라우드(Watson Health Cloud)'가 핵심 사업이다.

최근 구글은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만들고 알파벳 산하에 검색 기업 구글을 비롯해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조직을 바꿨다. 알파벳의 자회사 중에는 수명 연장 연구소인 캘리코(Calico)와 생체 콘택트렌즈 개발업체인 라이프사이언스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2개 있다.

최근 라이프사이언스는 프랑스의 제약회사인 사노피와 손잡고 당뇨병을 진단ㆍ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또 존슨앤존슨 자회사인 의료기기업체 에티콘과 협력해 외과 수술을 보조하는 로봇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지난해 혈압·체중·심박 수 등 건강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헬스키트'를 선보였다. 애플은 최근 의학계 연구용으로 '리서치키트'을 내놓으면서 명분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도 성공했다. 사용자들이 의학 진보를 위해 스마트폰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에 쌓이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의료 기관에 기부하면, 의료 기관은 각종 질병의 치료법을 찾는 데 이를 활용한다.

☞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의료진의 치료를 돕는 각종 소프트웨어·하드웨어·서비스·솔루션을 통합 관리하는 기반. 최근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같이 개인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단말기와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건강 애플리케이션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