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이 길을 잃었다. 수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시장점유율도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LG전자는 올 3분기에 매출 14조288억원, 영업이익 294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1년 전에 비하면 매출이 5% 줄었고, 영업이익은 37% 급감했다.
스마트폰 부진이 전체 실적을 악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는 776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1분기에 73억원 적자를 본 뒤 6분기 만에 다시 적자가 됐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가 빠졌다. 2분기에 스마트폰 1410만대를 팔았지만 영업이익 2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쳐 3분기는 적자 전환이 예고된 상태였다.
3분기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490만대로, 2분기 보다 다소 늘었다. 그런데도 매출과 이익이 크게 떨어진 것은 그만큼 고가(高價)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잘 팔리지 않고,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 모델 밀어내기에 급급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4'의 판매 부진이 결정타였다. 이 제품은 뒷면에 천연가죽 커버를 씌우고 글로벌 차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지만 카메라 외에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딱히 내세울 만한 강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올 초 출시한 화면이 휘어진 스마트폰 'G플렉스2'도 사실상 실패작이었다.
애플은 하루 전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과 이익을 올린 3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이날 스마트폰 부문에서 1·2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2조4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와 대비되는 LG전자의 실적 발표는 LG 스마트폰이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LG 스마트폰은 중국의 화웨이·샤오미·레노버에 밀려 6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스마트폰 부진으로 LG전자의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때도 초콜릿폰·샤인폰 등 일반 휴대전화(피처폰)의 성공에 취해 스마트폰 사업을 뒤늦게 시작했다가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MC사업본부는 2010년 3분기에 325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도 2741억원 적자를 봤다.
LG전자는 이달 초 프리미엄폰 'V10'을 출시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V10이 3분기 실적에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정옥현 서강대 교수(전자공학)는 "새 제품을 출시하려면 광고 마케팅에 선행(先行) 투자를 하고 부품도 대량 구매해야 한다"며 "V10 출시를 준비하는 비용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나마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H&A) 사업이 버팀목이 되어준 덕에 3분기에 전체 적자는 면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3분기보다 4배 이상 상승한 24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83%다. '트윈워시' 세탁기 등 고급 제품 판매가 늘고 에어컨 사업이 성장한 점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