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은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부터 배급까지 총괄한 영화다. 극장 상영과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해 영화 배급의 관례를 깼다.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인 미국의 넷플릭스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 제작에도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6일 미국에서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Beasts of No Nation)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아프리카 내전으로 가족을 잃은 소년병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장 상영과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다. '영화 제작→극장 상영→온라인 서비스'라는 영화 배급 관례를 완전히 깨버린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2013년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자체 제작하면서 드라마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 속에 시즌3까지 방영됐고, 내년에는 시즌4가 나올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에서는 케이블 채널에서는 방영되지 않고,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송출됐다.

넷플릭스는 단순히 콘텐츠 서비스 업체에 그치지 않고 제작부터 서비스까지 총괄하는 종합 플랫폼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금까지 케이블 채널을 가진 방송·콘텐츠 회사는 외주나 자체제작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먼저 자신들의 채널에 방영했다. 그다음에는 온라인 VOD(주문형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판매해왔다. 넷플릭스가 보유한 콘텐츠 역시 이런 경로를 통해 확보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는 방송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항상 늦게 진행됐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스트리밍으로만 볼 수 있는 드라마·영화를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다.

기존 콘텐츠 업체나 방송사, 영화사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넷플릭스가 만든 작품들이 대중의 인기를 얻고, 평론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수많은 미드(미국 드라마) 팬을 양산했고,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에서 감독상 등 3관왕을 수상했다. 이번에 나온 영화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달 베니스 영화제와 토론토 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되는 영화를 굳이 극장에서도 개봉한 것은 아카데미 수상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카데미는 극장에 하루라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심사해 상을 준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가 에미상 수상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드라마 시장에 안착한 것처럼 영화에서도 아카데미 수상을 통해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올 12월에는 유명 코미디 배우 아담 샌들러와 공동 제작한 '더 리디큘러스 식스'를 개봉한다. 내년에는 '색계', '와호장룡' 등으로 유명한 이안 감독과 손잡고 '와호장룡 : 그린 레전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콘텐츠를 독점 제작·공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