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27일 진행된 온라인 게임 업체 '더블유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무려 6조7306억원이 몰렸다. 올 들어 유가증권과 코스닥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34곳(재상장 등 제외) 가운데 화장품 업체 토니모리(7조5773억원), 이노션(6조9661억원), 파마리서치프로덕트(6조9400억원)에 이어 넷째 규모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5만1000~6만1000원)를 훌쩍 상회하는 6만5000원이었고, 85만주 모집에 약 2억6100만주를 신청해 경쟁률 241대1을 기록했다. 공모주 청약을 앞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 6일 상장을 앞두고 현재 공모 청약 중인 제주항공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37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 2만3000~2만8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상태다.

최근 좀 얘기가 된다 싶은 기업 공모 건수가 있으면 여지없이 조(兆) 단위 대기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고 증시 가격 제한 폭이 30%로 확대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모주 투자 열풍, 이유는 '고(高)수익'

올해 IPO 기업 34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4.76대1이었다. 아이쓰리시스템은 1506.57대 1에 달했고, 1000대 1을 넘어서는 곳이 아이쓰리시스템을 비롯해 모두 9곳이나 됐다. 1000주를 청약해서 한 주 받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는 얘기다.

공모주 청약 경쟁이 뜨거운 주된 이유는 '높은 수익률'이다. 상장한 기업 34곳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평균 32.2% 상승했다. 지난 7월 공모가 2500원으로 코스닥 상장된 로지시스 주가는 석 달 만에 165.6% 상승해 현재 6640원에 이른다. 펩트론(155.6%), SK D&D(152.7%), 제노포커스(115.9%) 등도 공모가 기준 두 배가 넘는 가격이 됐다. 공모주 가격이 상장 직후 큰 폭으로 뛰는 사례가 반복되자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도 공모주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이어졌다.올 들어 IPO 문턱이 낮아져 신규 상장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공모주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은 공모주 펀드로

공모주라고 해서 모든 종목이 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올해 공모주 중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곳도 34곳 중 11곳(32%)이나 된다. 올 3월 상장된 세화 IMC가 공모가 1만6300원으로 시작해 1만300원(-36.8%)까지 떨어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싸이맥스(-36.5%)와 픽셀플러스(-25.7%)의 하락 폭도 컸다. 가격 상승 종목에 비해 눈에 잘 안 띄었을 뿐 공모주 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도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의 IPO 장려도 공모주 투자자에게는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거래소는 최근 적자 기업도 기술력을 보유해 미래 성장성이 보장된다고 판단되면 상장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다른 투자자들을 따라 공모주 청약에 나섰다가 고스란히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청약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주가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주 투자에는 청약(직접투자) 외에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도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기 어렵고 높은 청약 경쟁률 때문에 공모주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없어 펀드 간접투자가 효과적 전략으로 꼽힌다. 전체 공모 물량의 10%를 따로 배정받는 혜택이 있는 분리 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설정 잔액이 3조5000억원을 돌파했고, 기존 공모주 펀드에도 올 들어 2조원 가까운 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공모주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한참 앞서는 데다 IPO가 활성화되고 있어 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증시 변동성도 커진 만큼 공모주 투자자들은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옥석'을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