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전문회사인 쌍방울의 주가가 최근 한 달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덕분에 쌍방울의 유상증자 규모도 지난 7월말 발표 당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쌍방울은 지난 15일 청약일을 3거래일 앞두고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을 산정했다.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최종 주당 발행가액은 기존 781원에서 2695원으로 정해졌다. 22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결과 전체 3700만주 모집에 3291만 782주(약 887억원)가 청약돼 청약률 88.9%를 기록했다.
쌍방울의 주가는 지난달 16일 쌍방울이 중국 금성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1조8000억원 규모의 리조트를 제주도에 설립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쌍방울의 주가는 이날부터 5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지난 3년 동안 실적 부진을 겪으며 속앓이를 해온 쌍방울은 오랜만에 호재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유상증자 목적 사실상 리조트 사업 위한 자금조달
쌍방울은 지난 7월 30일 유상증자를 시행키로 결정했으나 주가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쌍방울이 신사업보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유상증자의 우선 목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쌍방울의 유상증자를 사실상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로 보고 있다. 쌍방울이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바로 다음날 중국 금성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한 달 반 뒤 제주 리조트 사업 소식을 밝혔기 때문이다.
50년 전통의 속옷 전문기업인 쌍방울이 유상증자와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3년 동안의 사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방울은 2013년부터 내수시장 침체와 거래처 중단, 중동 지역의 매출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쌍방울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12년 1587억원에서 지난해 1389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유니클로 등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들이 내의 사업에 뛰어들며 쌍방울의 국내 내의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고 있다.
◆신사업 성패 中파트너 역량에 달려
쌍방울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280억원 상환과 익산공장 및 물류창고 시설 투자에 쓸 계획이다.
리조트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쌍방울의 파트너인 금성그룹은 가구, 백화점, 부동산 개발 등 사업을 진행중인 중국의 거대 유통회사로 '중국의 이케아'로 불린다. 중국 내 20위권에 속한 대기업으로 스포츠 레저,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쌍방울이 과거 리조트 사업에 나섰다가 실패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쌍방울은 1990년대 4700억원을 투자해 무주리조트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리조트 사업이 적자를 내면서 쌍방울은 부채를 떠안게 됐고, 무주리조트 사업에서 손을 뗐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이번 리조트 사업은 쌍방울의 능력보다는 금성그룹이 가진 역량과 의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현재 제주시 지역에 리조트 사업 추진을 위한 사무소를 설립했다"며 "3~4개의 예비후보지를 선정해 사업타당성 검토와 가설계를 진행중이며, 금성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세부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