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알맞은 것은?"

18일 오전 11시 56분. 이날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광남중학교에서는 삼성그룹의 대졸 신입사원(3급) 채용 직무적성검사(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를 치른 응시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

검사 난이도는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지난 상반기에도 삼성 직무적성검사에 응시했다고 밝힌 삼성전자 지원자는 "'물 싸트(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의 옛 이름이지만 수험생이 그대로 사용. 시험이 쉬웠다는 의미)'였다"며 "특히 직무 상식 영역은 시중에 나온 문제집과 거의 똑같이 나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에서 영업마케팅 직무를 지원했다고 밝힌 대학생 김우정(25)씨도 "시험 난이도가 무난했다"며 "시험 이름이 바뀌어 걱정했는데 오히려 지난 시험보다 쉬워서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직무에 지원한 신율(24)씨는 "추리 영역은 풀만 했다"고 평가했다.

18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나오는 응시자들

이번 하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는 SSAT(Samsung Aptitude Test)에서 GSAT로 이름을 변경했지만, 지난 검사와 문제 유형·진행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검사는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직무상식 등 5개 영역 160문항으로 구성됐다.

언어논리 영역은 지문이 전반적으로 길어 시간 관리가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 도형펀칭(접은 종이에 구멍을 뚫었다고 가정한 뒤 펼쳤을 때의 모양을 찾아내는 것) 문제는 이번 검사에서는 출제되지 않았다. 대신 접은 종이를 오린 뒤 펼친 뒤의 모양을 찾아내는 문제 유형이 나왔다.

직무 상식 영역에서는 고구려·백제·신라의 전성기를 순서대로 배열하는 문제도 나왔다. 해당 문제의 보기에는 근초고왕(백제), 광개토대왕(고구려), 법흥왕(신라), 진흥왕(신라) 등 삼국시대 왕 4명의 업적이 제시됐다.

그 외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양자점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환율 평가 절상·절하에 따른 영향 ▲유로존에 대한 설명 ▲원소에 대한 설명을 보고 기호로 맞추기 ▲대체재, 보완재의 개념 등이 나왔다. 삼성의 신제품, 기업 정보를 묻는 문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삼성은 이번 하반기부터는 사실상의 서류전형인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에게만 시험 응시 기회를 줬다. 이 때문에 약 10만명이 봤던 지난 직무적성검사(SSAT)에 비해 이번 응시자 수는 많이 줄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측은 응시생 규모와 고사장 수 등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면접을 진행하고, 건강검진을 거쳐 올해 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은 기존에 보던 직무역량면접과 임원면접에 더해 이번 하반기부터는 창의성면접을 추가로 실시한다. 세 면접전형은 각각 30분씩 걸린다.

한편, 이날 시험을 보러 가는 수험생들의 열기는 흡사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고 3 수험생들을 보는듯했다. 구직자 전유진(26)씨는 "2호선을 타고 시험 보러 왔는데, 가는 길에도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있더라"라며 "지하철을 타고 아침 일찍 시험장으로 가던 길에 보니 같은 열차 칸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죄다 삼성 직무적성검사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