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감시를 중단하라." vs "고령인 아버지 앞세워서 일 꾸미지 말아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내용증명을 우편으로 송달했다. 또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관계자 3명은 서울 소공동의 신동빈 회장 집무실을 직접 찾아 내용 증명을 전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날 오후 1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와 법무법인 양헌의 손익곤 변호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격호 총괄회장 감시 중단 요구' 등을 담은 내용증명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소공동의 롯데그룹 본사를 찾았다. 당초 26층 신 회장의 집무실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출입이 통제돼 24층 회의실 앞에서 1시간가량을 기다린 끝에 롯데그룹 측 법률 대리인을 만났다.
양측은 3분 남짓 대화했다. 롯데그룹측 법률 대리인 이규철 변호사는 "내용 증명을 우편으로 했다고 했는데, 이렇게 찾아온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이곳이 공공 시설이긴 하지만, 저희가 퇴거 명령을 세 번까지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안다. 그래도 응하지 않을 경우 경찰을 불러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손익곤 변호사는 "신격호 회장의 법무 대리인 자격으로 왔는데,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말씀이시죠"라고 되받았다.
이규철 변호사는 "우편으로 내용 증명을 받겠다"고 고집했고, 손익곤 변호사는 "내용증명 발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찾아왔는데도 수령을 거부한다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되물었다. 이 변호사는 "수령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편으로 받겠다는 뜻입니다"라고 했다.
이규철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우편으로 받으려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손 변호사는 "주말이 껴서 내용 효력 발생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었는데 우편 송달만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집무실 배치 직원 해산, CCTV 철거 등 여섯 가지 요구를 통고하고, 이에 불응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임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일을 꾸미고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 및 경호요원은 총괄회장 본인이 지명하는 사람으로 배치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인수인계 시점을 신동빈 회장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10월 10일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경호를 강화한다"며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오너 일가가 아닌 제삼자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조선비즈가 신 총괄 회장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직후 내려진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