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인호〈사진〉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14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협의회에 '금융 혁명 디지털 화폐에 길을 묻다'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디지털 머니(money)의 등장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은행이 해체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신용카드 정보만으로 거래대금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데 미국 등에서 최근 호평받고 있다. 인 교수는 "이른 시일 안에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 상에서 디지털 머니를 빌려주고 빌리는 '디지털 은행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디지털 은행이 본격 등장하면 수요자에게 직접 빌려주는 형태의 금융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머니는 비트코인처럼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전자(電子) 화폐를 말한다. 그는 디지털 은행의 실제 사례로 고려대·연대·서강대 등이 공동 추진을 검토 중인 학자금 대출 시범사업을 꼽았다. 예전에는 은행에서 신용평가를 받고 일정 한도 내에서 500만원이나 1000만원을 대출받았지만, 앞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받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1만~2만원씩 빌려 학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인 교수는 "디지털 머니의 확산으로 은행에서 해외 송금할 때 떼가는 수수료도 앞으로는 지금의 10분의 1, 20분의 1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