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저개발국의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를 연구해온 스코틀랜드 출신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2일 앵거스 디턴(6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복지를 증진하고 빈곤을 줄이는 경제정책을 고안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며 "디턴 교수는 그 누구보다도 이 같은 이해 증진에 기여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디턴 교수는 가구별 소득·지출 같은 데이터 연구를 통해 빈곤과 복지, 보건 문제에 대한 일반의 상식에 도전해온 원로 학자다. 그는 2013년 발간한 저서 '위대한 탈출: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에서 "적당한 불평등이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폈다. 디턴 교수는 이 책에서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를 예로 들면서 가난한 나라가 성장을 하면 그 나라 안에서는 불평등이 늘어날 수 있지만 국민은 전반적으로 가난에서 탈출하면서 전 세계 빈곤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경제 발전은 새로운 불평등을 가져오지만 이는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그는 또 원조를 통해서 가난한 나라의 빈곤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도 반대했다. 서방 세계의 원조가 개발도상국 정부의 부패를 부추겨 빈곤층에 오히려 해가 되고, 결국 나쁜 정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디턴 교수는 1945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연봉보다 훨씬 비싼 사립학교에 아들을 입학시켰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한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브리스톨대를 거쳐 1983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로 부임했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건대 교수는 "디턴 교수는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미시경제학자"라며 "가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