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봉한 영화 '마션(The Martian)'은 화성(火星)에 홀로 남은 우주인(宇宙人)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활과 지구 귀환을 위한 노력을 담고 있다. 과학자 출신인 원작자 앤디 위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실제 진행 중인 유인(有人) 화성 탐사 프로그램을 이용, 작품을 완성했다. 조만간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담고 있는 것이다.
◇현실화된 화성 탐사 기술들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한 행성 중 유일하게 인류가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 화성에 사람이 오가고, 그곳에 사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마션의 주인공 와트니는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와 마주친다. 거주 시설 마련, 산소 분리, 식수 확보, 작물 재배 등이다. NASA는 이미 이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았거나 찾고 있다.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물과 산소를 만들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ISS에서는 땀 한 방울, 눈물, 소변까지도 모두 재활용된다. 핵심은 원심분리기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지구처럼 물과 공기가 뚜렷하게 나뉘지 않기 때문에,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물을 추출해낸다. 최근 NASA는 화성에서 '소금물 개울'을 발견했다. 소금물에서 물을 분리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한 만큼 화성 탐사에 긍정적인 신호다.
산소는 공기가 아닌 물에서 만든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구성돼 있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산소와 수소로 분리한 뒤, 수소는 버리고 산소만 사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우주인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에서도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NASA 마셜우주비행센터의 제니퍼 프루이트 박사는 물과 산소 생산 시스템을 통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복은 우주인의 생명줄이다. 옷 하나로 극한의 환경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NASA가 만들고 있는 차세대 우주복 'Z-2'는 실제 화성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견고하고 유연하다. 이 우주복을 만든 칼리 와츠 박사는 생명 지원 시스템을 소형화해 우주복 안에 집어넣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결국 농업으로 해결해야 한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와트니는 감자를 심는다. NASA는 우주 공간에서 상추 재배까지 성공했으며 앞으로 배추,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 재배를 시험할 계획이다.
우주인이 화성에서 타고 다닐 탐사선(일명 '로버')은 이미 '다목적 우주개발차량(MMSEV)'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돼 있다. 남미의 황량한 사막이나 거친 계곡이 이 탐사선의 시험장이다. NASA 글렌연구센터의 리 메이슨 박사는 현재 이 탐사선과 6~8명의 우주인 거주 시설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발전기의 용량은 4만와트급이다.
◇화성에 오가기가 가장 어려워
영화에서는 자세히 언급되지 않지만, 화성 탐사의 가장 큰 난관은 화성까지 우주인을 보냈다가 다시 데려오는 일이다. 화성 왕복에는 최소한 500일 이상이 걸리고 비행 거리는 5억㎞에 이른다. 영화 마션의 탐사선 '헤르메스'는 이온 추진 로켓을 활용한다. 액체연료를 태우는 대신 아르곤이나 제논 같은 불활성 기체를 이온화한 뒤 방출하는 방식이다. 계속 가속이 가능하고 우주선이 궤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에서는 미완성 단계다.
NASA는 2030년 발사할 화성 탐사용 로켓 '오리온'에 전통적인 추진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화성 대기는 지구보다 훨씬 밀도가 낮다. 속도를 줄여 안정적으로 착륙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이언 클라크 박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낙하산처럼 생긴 감속기를 개발했다. 화성 대기와 비슷한 밀도인 지구 61㎞ 상공에서 이미 테스트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