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이 정책 수혜자여야 할 세입자보다 공급자(건설사)에 친화적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뉴스테이 정책에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하자, 대규모 건설사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규제 중심에서 지원 중심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민간 건설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택지와 자금, 세금 지원을 강화했다.
제도 지원에 힘입어, 뉴스테이 사업자 공모 평균 경쟁률은 1.7대 1을 기록했던 뉴스테이 사업자 1차 공모와 2.5대 1을 기록했던 2차 공모에 이어 3차 공모에는 평균 16.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기업들의 참여도가 올라갔다.
◆ 규제 풀어 건설사에 날개 달아줘
정부는 뉴스테이 정책에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연 5% 임대료 상승률 제한과 8년의 임대 의무 기간만 남기고 나머지 규제는 모두 풀어줬다.
민간 건설사들은 분양 전환 의무가 사라지면서 임대 사업을 8년간 진행한 뒤 무조건 아파트 분양을 해야 했던 상황에서 시장 상황에 맞춰 임대 사업을 계속 진행할지, 분양을 진행할지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건설사는 8년 후 시장 상황이 뉴스테이를 분양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되면 분양 후 자본 이득을 취해 뉴스테이 사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고, 뉴스테이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임대를 유지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초기 임대료 규제도 없어져 민간 건설사가 입맛대로 월세 설정을 할 수 있게 된 부분도 특혜로 지적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려는 뉴스테이 사업의 취지와는 달리 건설사들은 원하는 수익률에 맞춰 임대료를 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임대료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하기는 하지만 기존 준공공임대처럼 시세의 80%로 임대료가 책정되는 초기 임대료에 대한 규제가 없다 보니 서울 대림동과 신당동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아파트들의 월세는 100만원이 넘기도 한다.
◆ '퍼주기' 지원…용적률·건폐율 올려주고 땅값도 싸게
민간 건설사의 수익률을 맞춰주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토지나 그린벨트 등을 건설사에 싼 값에 공급하고 뉴스테이 건설촉진지구 내 부지에서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법정 상한선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한 것도 특혜로 지적된다.
대림산업이 위례신도시 A2-14블록에 공급하는 위례 뉴스테이 아파트의 토지는 LH가 공급하는 블록형 단독주택용지였다. 단독주택 147가구를 지을 수 있는 용도로 지난해 11월 약 1134억원에 공급됐지만 한 차례 유찰됐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뉴스테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부지를 연립주택 용지로 변경했다. 전용면적 60~85㎡짜리 연립주택 360가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면서 가구 수도 213가구 증가하고 용적률도 약 1.5배 높아졌다. 하지만 사업성이 크게 올라간 해당 용지의 가격은 약 5% 인상하는데 그친 1192억원에 공급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내 택지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LH가 가진 토지를 헐값에 공급하는 것은 지나친 혜택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LH 소유 토지나 그린벨트 지역 토지는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짓기 위한 땅이었다"며 "건설사들의 수익률 보장을 위해 LH가 가진 토지를 헐값에 넘기는 것은 향후 LH의 사업 영역을 민간에게 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 높은 월세에도 주택기금 지원 논란
정부는 뉴스테이 정책을 진행하면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융자 금리를 낮춰주고 대출 한도도 늘려줬다. 또 기업형 임대 리츠(REITs)를 지원한다면서 국민주택기금을 보통주로 출자해 건설사들의 사업 리스크를 분담해주고, 기금 출자 한도액도 6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덕분에 민간 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리스크 부담도 줄여 뉴스테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림산업은 인천 'e편한세상 도화' 사업을 진행하는데 리츠 지분의 15%밖에 갖고 있지 않다. 나머지 15%는 인천도시공사가, 70%는 주택기금이 보유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의 운용 취지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추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문가들은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가는 뉴스테이 정책에 주택기금이 동원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감시팀 부장은 "민간 기업에 토지를 싸게 제공하는 것도 모자라, 임대 가격도 주변 시세와 비슷한 뉴스테이 사업에 국민주택기금까지 지원한다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