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10년 만에 매물로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8일 쌍용양회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쌍용양회 주식 46.15%(3751만주)를 내년 1~2월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쌍용그룹의 모(母)기업이었던 쌍용양회는 그룹 내 자동차사업 투자가 실패하고, 외환위기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2000~2001년 쌍용양회 지분 일부(32.36%)를 일본 시멘트업체인 태평양시멘트가 6650억원에 인수해 1대 주주가 됐다. 그럼에도 쌍용양회는 회생하지 못하고 2002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쌍용양회 부채를 주식으로 바꿔 1대 주주(지분 46.14%)가 됐다. 2005년 11월 쌍용양회는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가 어려울 때 투자한 점 등을 인정받아 채권단으로부터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고, 지난 10년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지난해부터 주택경기 활성화로 시멘트 업계가 살아나면서 쌍용양회는 1030억원의 당기 순이익(2014년)을 냈다. 4000~500원 선이던 주가도 1만원을 넘겼다. 경영 상태가 좋아지자,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우선매수권을 가진 태평양시멘트 측과 지분 매각 협상에 돌입했다.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다 채권단 요구에 지난 5월 최종 가격을 제시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가 시가보다 낮은 금액에 지분을 사겠다고 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채권단은 공개 매각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절차를 밟았다. 지난 7월 쌍용양회 이사회에 채권단 소속 이사를 기존 3명에서 8명(일본 태평양시멘트는 6명)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일본 태평양시멘트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7일 기각됐다. 지난 8일 쌍용양회 주주총회에서 채권단 소속 이사 5명이 신규 선임돼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경영권은 사실상 박탈됐다.
9일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보도자료를 내고 "매각 절차를 중지하지 않으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이 채권단 손을 들어준 이상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더 이상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