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관리비용 등 폐지…목표치 이행 일회성요인 제외
금융위 "정부 개입 우려감 불식시킬 것…민영화 박차"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에 제약요건으로 작용해온 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 우리은행 간 경영정상화 이행약정 양해각서(MOU) 규제 조항이 대폭 완화된다. 또 MOU 해지 요건이 '정부의 1대주주 지위 상실'에서 '과점주주군 형성 등으로 예보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로 넓어진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2일 우리은행의 MOU 완화 건의안을 검토하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에 자율성을 부여해 정부의 개입 우려감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민영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중동계 국부펀드에 우리은행 지분 15% 가량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인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51.04%를 갖고 있다.

예보와 우리은행 간 MOU는 비용통제, 성과목표치 미달성시 패널티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경영이 오래 전 정상화됐음에도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MOU를 통해 지나치게 우리은행의 경영에 간섭해 오히려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선안의 핵심은 기존에는 비용통제적인 관점이었던 수익성 지표를 다른 시중은행의 건전성 및 수익성 지표 수준으로 완화했다는 점이다.

우선 판매관리비용률, 1인당조정영업이익 등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규제 조항이 폐지된다. 두 조항은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광고선전비 집행 및 지점 개설 등 영업활동을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또 명예퇴직을 실시할 경우 퇴직금 지급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구조조정을 제때 실시하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금융위는 두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통해 우리은행의 수익성을 관리하기로 했다.

실적 목표를 설정할 때는 일회성·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회성 요인으로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출자전환주식매각손익, IT투자비용, 명예퇴직 등 인력구조개선비용, 통상임금 등 판결 관련 소송을 제외키로 했다.

MOU 목표를 제시할 때 각 지표별로 과락 여부를 따졌던 것도 폐지된다. 그간 예보는 과락된 지표가 많을 경우 총인건비를 동결해왔다. 금융위는 "과락제가 폐지되면 보다 종합적으로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진이 보다 장기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행 점검방식은 기존에는 임점(현장점검) 2회, 서면 2회였으나 임점이 너무 많아 부담된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4분기에만 임점을 실시키로 했다. 1, 2, 3분기엔 서면으로 대체된다.

MOU 완화, 해지 요건도 완화된다. MOU를 완화하려면 예보 지분율이 50% 이하여야 했던 조항을 그대로 유지하되, 공적자금 누적 회수율이 50%를 넘으면 완화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누적 회수율이 64.2%로 대상에 포함된다.

해지 요건은 기존에는 '정부의 1대주주 지위 상실'로만 돼 있었으나 '과점주주군 형성 등으로 예보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로 넓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30% 지분을 과점주주군에 매각하는 방안이 완료되면 그 이후 예보의 MOU 해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곧바로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