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I-Bank, KT컨소시엄 출사표…24년만에 새 은행 탄생 예고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쟁탈전은 카카오 컨소시엄, 인터파크 컨소시엄, KT 컨소시엄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내 이들 중 1~2곳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본인가가 떨어지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4년만에 새로운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은 인터넷·모바일뱅킹의 급속한 확대와 맞물리며 은행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9월30일과 10월1일 이틀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카카오 컨소시엄, 인터파크 컨소시엄, KT 컨소시엄 등 3곳이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참여 기업은 총 46개에 이른다. 모바일 벤처연합을 표방하는 500V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신청을 포기했다.
금융당국은 두달여간 각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토대로 외부 전문가 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1000점 만점 기준 혁신성이 250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다. 각 컨소시엄은 혁신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는 물론 ICT(정보통신), 전자상거래, 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로 구성됐다.
◆ 카카오뱅크, 국민 메신저 영향력 극대화‥이베이·텐센트 참여도 강점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이 주도하는 카카오뱅크는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의사를 밝히는 등 경쟁자들 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컨소시엄에는 국내 금융사 4곳(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 우정사업본부, SGI서울보증), 국내 기업 5곳(카카오, 넷마블, 예스24, 코나아이, 로엔엔터테인먼브), 해외 기업 2곳(텐센트, 이베이) 등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카카오뱅크는 3800만명의 이용자를 가진 카카오톡과 포털인 다음 플랫폼을 활용하면 폭넓은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은행 역시 국내 최대 은행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이어주고 넓혀주고 나눠주는 혁신금융'이라는 사업목표를 제시했다. 카카오택시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기존 핀테크 서비스를 인터넷은행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결합한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와 중국 포탈업체인 텐센트를 컨소시엄에 끌어들여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점도 인허가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해외진출 배점은 1000점 만점에 50점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플랫폼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내놓은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모두 간편 송금·결제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뱅크월렛카카오의 일일 송금 금액은 1억원 미만에 불과하다. 스타트업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내놓은 간편 결제 서비스인 '토스'나 후발주자인 '네이버 페이'의 절반 수준이다.
◆ I-Bank, 업권별 고객 데이터 신용평가에 활용…中企 네트워크 강점
인터파크, IBK기업은행, SK텔레콤이 주도하는'I-Bank'의 최대 강점은 인터파크가 보유한 B2B 쇼핑몰 아이마켓 코리아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약 900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이러한 네트워크에 기업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접목시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특화된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은행 전용 모바일 직불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또 다른 강점은 전자상거래, 통신, 은행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모였다는 점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금융사 5곳(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증권금융, 웰컴저축은행), 통신 1곳(SK텔레콤), IT솔루션 3곳(지엔텔, 한국전자인증, 세틀뱅크), 결제 1곳(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IT플랫폼 1곳(NHN엔터테인먼트), 유통 2곳(GS홈쇼핑, BGF리테일), 핀테크 1곳(옐로금융그룹) 등 1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움은 각 기업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신용평가 모델 구축에 활용해 신용등급 4~6등급 대출자들에게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고객의 모든 경제생활을 핀테크와 연계한 혁신과 상생의 창조 금융 실현'을 사업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확실한 최대 주주없이 10% 이하의 지분을 각각 나눠 가지기로 하면서 인터넷은행 설립 과정에서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다.
◆ KT 컨소시엄…빅데이터+모바일 뱅킹 노하우 결합
KT와 우리은행이 주도하는 'KT컨소시엄'의 강점은 국내 2위 통신업체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 노하우다. 이 컨소시엄에는 ICT 7곳(KT, 효성ITX, 노틸러스효성, 뱅크웨어글로벌, 포스코ICT, 브리지텍, 모바일리더), 전자상거래 플랫폼 2곳(얍컴퍼니, 이지웰페어), 금융사 3곳(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지급결제·보안 5곳(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정보통신, 인포바인), 핀테크 1곳(8센트), 공기업 1곳(한국관광공사) 등 총 20개 업체가 참여했다.
KT컨소시엄은 KT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과 KT 자회사인 BC카드의 고객정보,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 사업모델인 위비뱅크 운영 노하우 등을 통해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연 금리 3~4%대인 시중은행과 연 금리 20%대인 카드론,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으로 나뉜 금리 단층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구축,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발, 맞춤형 자산 관리 등도 주요 사업 모델로 제시했다. 사업목표는 '언제 어디서나(Connected), 편리하게(Convenient), 개인화된(Customized) 3C서비스'로 잡았다.
KT컨소시엄은 구성원 수는 가장 많지만 인터넷은행 설립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기업이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T를 제외하면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할 기업이 많지 않다"며 "지급결제 업체나 전통적인 IT기업과의 제휴만으로는 기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넘어서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대기업집단은 복수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GS그룹의 GS홈쇼핑은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GS리테일은 KT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효성그룹도 효성ITX와 갤럭시아컴즈가 각각 인터파크, KT 컨소시엄에 포함됐다. 또 SK텔레콤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SK플래닛이 15%의 지분을 보유한 로엔이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했다.